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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독야명월, 청풍명월(獨夜明月, 淸風明月)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이 최초의 인간 아담을 창조하셨다. 아담은 혼자일 동안 에덴동산을 경작했고, 동산나무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었다. 하나님이 모든 들짐승과 각종 새와 가축 등을 지은 후 아담에게 보여주셨고, 아담이 부르는 그대로 생물들의 이름이 지어졌다. 하나님은 아담이 독처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시고, 돕는 배필이 없는 것을 고려하셔서 인간 하나를 더 만들어 아담에게 데려왔는데 아담이 보고 여자라고 이름지었다. 배필을 얻기까지 아담의 독처기간이 얼마였는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인간은 시작부터 혼자였다.

탄생과 죽음은 고스란히 개별적으로 경험되는 사건이고, 삶의 과정에서도 각 사람의 사고와 처한 환경은 궁극적으로는 다 개별적이다. 어떤 상황과 사건 앞에서도 혼자라는 본연의 자세로 고독의 차원을 견지할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은 훨씬 진솔하고, 성숙되고, 또 순간 순간의 오판과 허영을 피해 살아가는 인생일 것이다. 아담과 여자아담이 함께 하게 되면서 서로를 책임을 전가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게 된 후로 인간에게는 어색하고 딱한 자리에서는 다른 누군가를 의지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겨루고 비교하는 버릇도 생겼다.

정신과 의사이자 상담가였던 알프레드 애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은 열등감을 가진 존재라는 명제를 걸었다. 인간은 자신 안의 편치 않은 측면을 극복하거나 부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가운데 어느 순간에는 이유나 목적을 알 수 없는 돌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의료선교사를 희망했던 21세의 의학도였던 캐시 옴즈비(Kathy Ormsby)는 1986년 일만 미터 달리기 선수로 뛰던 중 등외로 밀려나가자 갑자기 궤도를 이탈해서 근처 다리 아래 물로 뛰어내렸다. 매사에 완벽주의자였던 그녀는 명백해 보이는 실패를 견디지 못하고, 판정 받기 전에 사십피트 아래로 몸을 날린 결과 하반신 마비로 생존하게 되었다.

자신의 가치를 드러난 결과로만 평가하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가진 다른 재능과 가치 있는 면들은 잊은 채 자살행위를 한 것이다. 어떤 경기에 임하든, 공부를 하든, 시험을 준비하든, 최종적인 경쟁자는 외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 눈앞의 경쟁자에 집중한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추한 게임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경기종목은 상대가 잘못하면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진정한 챔피언은 외부로부터의 평가에 앞서 자기 자신이 공정하게 내리는 판단에 있다. 게임이 다 그러겠지만 골프를 하다 보면 점수와 관련된 다양한 언행을 경험하게 된다. 아차 하면 한 점씩 올라가는 벌점을 상대방에게는 규율대로 여지없이 적용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순간의 실수라는 여지가 남아 후하고 관대하게 적용하고자 하는 마음상태가 되는 것이다. 불필요한 경쟁심과 점수에 따라 동요하는 태도는 경기에 매우 해롭다.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골프는 마치 독야명월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은 독야(獨夜)라는 한시에서 “먼지 없는 하늘 끝 밝은 달이 간다”고 했는데.... 조용한 밤하늘에 달이 가듯, 골프는 결국 여럿이 하더라도 혼자의 게임이라는 의미였다. 누구와 함께 하든 맑은 바람 속에 가는 달, 청풍명월처럼 깨끗하고 온건한 마음으로 임할 때 품위 있고 온전한 스포츠 정신으로 경기를 완주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처음부터 개체였지만 하나님의 생기를 받고 인간이 되었기에 혼자여도 여전히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는 존재다. 고독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존재의 한 단계로서 거룩하고 평온한 상태다. 독야명월, 청풍명월의 격과 미가 있는 상태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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