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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여기까지가 답이다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된다. 넘치는 것은 주체하기 힘들다.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물이 적게 담긴 그릇은 채우면 된다. 넘치면 주워담기 힘들다. 분수도 자리도 주체 못하고 넘치면 엄청 손해 보거나 크게 다친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 (중략)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양다일 노래 ‘편지’ 중에서.

이 노래의 작곡가 김광진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면 포기하는 사랑의 애절함을 절절이 느낄 수 있다. 무명 작곡자 시절 김광진씨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 하지만 불투명한 그의 직업 때문에 부모가 반대한다. 연인은 부모 뜻에 따라 선을 보게 되는데 그 사실을 안 광진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아 선 본 남자를 찿아가 하소연한다. 그 남자는 외모 인물 학벌 인품을 모두 갖춘 남자였고 더욱이 자기의 연인을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 광진씨는 모든 조건에서 자신보다 나은 그 남자를 위해 포기하려 하는데…. 연인은 가진 것이 많은 남자보다 자신 밖에 없는 광진씨를 선택했고 잠시나마 광진씨의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 남자는 노래 가사말에 적힌 것처럼 마지막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유학을 떠난다.

논어 선진편(先進篇)에는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묻는다. "사(師:子張의 이름)와 상(商:子夏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한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라고 답한다.



사랑도 자식도 타인에 대한 배려도 도가 지나치면 탈 난다. 뼈가 저리고 아파도 떠나 보낼 사랑은 잊어야 한다. 남을 돕고 선심을 베풀 때도 선을 넘으면 화근이 된다. 연민과 나눔이 동정과 자선이 되면 상대방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동정과 우호도 어느 선에선 멈추는 게 현명하다. 자식도 도가 넘치면 사랑이 아니고 집착이다. 권력의 중심에 선 사람들의 그릇된 자식사랑으로 패가망신하는 꼴을 종종 본다. 자전거 타는 걸 가르칠 때는 처음 페달 밟을 때만 잡아주지 곧 손을 놓아야 잘 타게 된다. 부모가 계속 핸들을 잡고 있으면 자식이 제 갈 길을 못 간다. 부정과 비리, 눈가림과 부모 찬스에 익숙해진 자식들이 평생 부모의 그늘에서 숨어살거나 자기인생을 개척할 능력과 용기를 갖지 못하는 것은 사필귀정이다.

부정한 권력 명예 재물은 일회용이다. 지속해서 쓰기 어렵다. 원숭이는 높이 올라갈수록 엉덩이가 잘 보인다. 높은 자리에 올라간 권력자나 유명인사가 유의해야할 사항은 돈 여자 자식이다. 돈도 수고한 만큼 정당하게 벌어야지 부정한 뒷돈으로 ‘강남 아파트 사는 게 꿈’인 사람에겐 낭패 당할 일만 생긴다.

여자(남자)도 한번에 한사람씩 챙기는 게 순리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곁눈질하며 여럿을 복수로 섬기고(?) 장난감 마냥 곁에 두고 갖고 놀면 종국에는 파탄 난다.

여기까지만 하면 되는데 ‘여기’가 어디인지 몰라서 사고를 친다. 넘치기는 쉬워도 어디까지가 적절한 선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여기까지가 임계점인데 저기까지 가려다 박살 나고, 저기까지 갈 수 있는데 여기서 밍그적거리다가 때를 놓친다. ‘여기까지’를 잘 파악하는 게 인생의 정답이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평범 하지만 아주 특별한, 고지가 저긴데 멈출 수 없는 당신의 날을 위해 축배! (Q7 Fine Art대표)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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