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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은 사람들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텍사스 흑인 해방일’ 맞이 캐롤튼 흑인 공동묘지 청소 행사 개최
달라스 한국학교 관계자 및 캐롤튼 시의원들 동참

‘텍사스 흑인 해방일’(Juneteenth)를 맞이해 캐롤튼에 소재한 흑인 공동묘지 청소 행사가 지난 16일(토) 오전 8시부터 진행됐다.

흑인 공동묘지는 캐롤튼 세미한교회 바로 뒤편에 위치한 1에이커 남짓한 규모의 공동묘지다. 이 곳에는 1800년대 초반, 캐롤튼이 시로 승격되기 전부터 이 지역에 정착한 흑인들이 묻힌 곳이다. 한 때 50여개의 묘비가 있었지만 지금은 30여개 정도만 남았다. 그나마 묘비에 이름이 기록된 것은 3개에 불과하다.

이날 열린 청소 행사는 ‘크라이스트 커뮤니티 커넥션’(Christ Community Connection)이라는 비영리 흑인 단체가 주최했다.

‘크라이스트 커뮤니티 커넥션’ 관계자들 외에 캐롤튼 시의원, 달라스 한국학교 관계자들이 참여해 공동묘지 안팎을 정돈하고 청소했다.



이날 청소 행사에는 한인 성영준 시의원을 비롯해 스티브 베빅(Steve Babick), 팻 코크란(Pat Cochran), 존 수터(John Sutter) 시의원 등이 참여했다.

달라스 한국학교 이성일 총무이사와 구일민 학무이사도 달라스 한국학교를 대표해 참석했다. 성영준 시의원이 행사의 취지를 달라스 한국학교 김택완 이사장에게 알리면서 달라스 한국학교 관계자들도 동참하게 됐다.

참가자들은 공동묘지 안팎에 있는 나무의 가지를 치고, 묘비에 묻은 흙을 닦는 등, 비록 낡고 오래된 공동묘지지만 역사의 흔적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 행사는 ‘크라이스트 커뮤니티 커넥션’이 매년 ‘텍사스 흑인 해방일’을 계기로 한 차례 여는 행사다.

‘크라이스트 커뮤니티 커넥션’의 윌리 레인워터(Willie Rainwater) 회장은 “매년 흑인 공동묘지를 청소하는 이유는 1800년대 이 곳에 정착해 캐롤튼 시의 기반을 닦은 흑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는 캐롤튼 시의원들과 한인들이 동참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스티브 베빅 시의원은 “이 묘지는 캐롤튼의 역사에서 의미가 깊은 곳”이라며 “이 공동묘지는 캐롤튼을 개척한 흑인들이 묻힌 곳”이라고 말했다. 베빅 시의원은 그러면서 “우리가 우리의 선조들을 대하듯, 이 곳에 묻힌 흑인들의 흔적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과거를 보전할 때 우리의 미래도 밝은 것”이라고 말했다.

팻 코크란 시의원은 “캐롤튼의 깊은 역사를 보전해야 한다”며 “이 묘지에는 캐롤튼이 어떻게 시작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역사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코크란 시의원은 “텍사스 흑인 해방일을 맞이해 시민들이 힘을 합쳐 묘지를 청소한다는 게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시민 카스타네이다(Castaneda) 씨는 딸 에벌린(Evelyn) 양과 함께 이날 청소에 동참했다. 백인 남성인 카스타네이다 씨는 “오늘 흑인 공동묘지 청소를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딸과 함께 나왔다”며 “현대 사회에서는 우리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를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스타네이다 씨는 “캐롤튼 시민들 중 이 곳에 흑인 공동묘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캐롤튼 시민이라면 캐롤튼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게 중요하다. 과거를 잊는 사람들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달라스 한국학교 이성일 총무이사는 “캐롤튼 커뮤니티 안에서 소수민족이 도모하는 행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구일민 학무이사와 함께 달라스 한국학교를 대표해 나왔다”고 전했다.

청소가 끝난 후에는 세미한교회에서 조촐한 ‘텍사스 흑인 해방일’ 기념식이 열렸다.
‘텍사스 흑인 해방일’은 6월 19일로, 1865년에 텍사스에서 흑인 해방이 선포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Juneteenth’는 6월을 의미하는 ‘June’과 19일을 의미하는 ‘nineteenth’가 합쳐진 단어다.

‘크라이스트 커뮤니티 커넥션’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날이 되면 캐롤튼에서 다민족 퍼레이드를 주최한다.

토니 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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