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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회칼럼: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마음가짐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6/22 11:11

얼마 전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 ‘Rh(-) 봉사회’ 소식을 들었다. Rh(-) 봉사회 회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응급헌혈을 하기 위해서 핸드폰 배터리를 두 개씩 가지고 다닌다는 얘기였다. 내용이 감동적이어서 Rh(-) 봉사회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핸드폰 배터리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봉사회의 목적과 성격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전세계 인구의 15%, 동양인의 경우 1% 미만이 Rh(-)형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1,000명 중 1~3명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산부를 비롯하여 각종 사고로 수술을 할 경우에 혈액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단 한 명의 Rh(-) 혈액 보유자라도 곤란한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73년 ‘Rh(-) 봉사회’가 창립되었다. Rh(-) 봉사회 회원들은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비상연락이 올 경우 즉시로 헌혈을 하고 있다고 한다.
Rh혈액형은 수혈을 할 때, Rh(+)는 Rh(+)에게만, Rh(-)는 Rh(-)에게만 수혈할 수 있다. 극히 제한적으로 Rh(+)는 Rh(-)형 피를 수혈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같은 조건의 위기의식은 그들을 가족보다 더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다.
가족은 혈연공동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한 몸을 이루어 자녀를 낳는다. 그런데 핵가족화 이후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가족 같은 관계가 될 수 있고, 피를 나눈 형제도 전혀 가족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성경은 아담과 하와로부터 맺어진 혈연공동체로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그 속을 보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 위에 세워진 언약공동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스라엘 공동체 속에는 혈통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사람들이 있었다. 가나안 정복의 일등공신이었던 갈렙은 그나스 사람이었고, 룻은 모압여인이었고, 기생 라합은 여리고 사람이었다. 혈통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었지만, 갈렙은 유다지파의 수장이 되었고, 두 여인은 예수님의 족보에 올랐다.
하나님은 혈통보다는 언약을 따르는 자들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셨다. 예수님께서도 혈육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말하던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라사대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 하시고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가라사대 나의 모친과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하시더라”(마 12:48~50).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진정한 예수님의 가족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보혈(피)의 공로로 하나님의 가족이 되었다.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가? 대부분의 교회는 구역조직이나 목장모임이나 셀모임 같은 조직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중에 함께 모여 기도회나 예배를 드리면서 교제도 나누고 여러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전 교회를 섬기고 있었을 때, 기억에 남는 한 지역장님이 계신다. 이 지역장님이 맡고 있는 지역 구성원들은 거의 대부분 이혼의 상처를 가지고 계셨다. 성도님들의 아픈 기억을 차마 말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그 이유를 듣게 되었다. 이 지역장님은 동네 주민의 부부싸움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분으로 유명했다. 매맞는 여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소식을 들으면 낮이고 밤이고 그 집을 찾아가 부부싸움을 말렸다. 말리는 과정 중에 매맞는 아내를 대신해서 매를 맞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자신의 일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자신을 보호하고 위로하고 법정을 함께 다녀준 의리(?)가 고마워 멀리 이사를 가도 지역장님을 떠나지 못했다. 덕분에 맡고 있던 교구의 지역을 넘어 멀리 멀리 심방을 다녀야 했다. 힘든 일을 같이 겪다 보면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된다. 구역장들은 구역 식구 집에 숟가락이 몇개인지까지 다 알고 지냈다고 한다. 웬만한 가족보다 더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것이 믿음 안에서 맺게 되는 또 다른 가족의 의미가 아닐까?
소설 “어린 왕자” 중에서 어린 왕자가 여우에게 ‘길들인다’는 말의 뜻을 묻자, 여우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 넌 나에게 아직은 다른 수많은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아. 나 또한 너에게 평범한 한 마리 여우일 뿐이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길들인다’는 의미는 주종관계를 떠올리기 쉽지만, 소설 속 이야기는 ‘관계’를 말하고 있다. 좀더 특별한 관계, 의미 있는 관계 말이다.
Rh(-)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위급한 상황으로 피보다 진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Rh(-) 봉사자들은 언제든 응급상황에 달려갈 수 있도록 핸드폰 배터리를 가지고 다닐 뿐만 아니라, 늘 핸드폰과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산다. 언약공동체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언약을 기억하고 순종하려고 집중하며 산다. 구역장들도 구역원들의 삶을 일일이 돌보며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며 동시에 또 다른 세상을 위해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집중하며 살아간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이와 같다. 이 땅에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여전히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지만, 동시에 이제는 구원받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하나님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언제나 그 마음에 하나님 나라를 기억하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순간순간 주님과 동행하려는 마음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죽은 후부터가 아닌, 예수님을 믿는 순간부터 이미 우리 마음에 임하신 실제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나님을,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두기 싫어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언제나 하나님께 두어야 한다. 세상 속에서 그분의 뜻을 좇아 기꺼이 순종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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