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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현 문학칼럼: 알 수 없는 일

한숨의 뜻을 알게 된 무렵부터
빛 바랜 일기장에 깨알같이 한 줄
그리곤 빼곡하게 한 장
나는 너를 써 내려갔다
나는 너를 채워 나갔다
내 오랜 벗님아

그러나


세상 누구도 관심 없던
어린 울음의 묶음과
이미 파헤쳐진 유적지에서
가까스로 건져 올린 서글픈 단어들에
우리가 담겼을까?

세월만큼 쌓여버린
감정의 퇴적층에 주저앉아
겨우내 마른기침하며 쏟아낸 상념의 표면 위로
손 베일 듯 날카로운 펜촉으로 새겨낸 문장들에
우리가 담겼을까?

내 오랜 벗님아
봄의 초입에 내린 싸리 눈처럼
우리가 아스라이 녹아 내리기 전까지는
정녕 알 수 없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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