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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 완숙미의 극치로 낭만주의 대표곡

슈만 ‘라인’ 교향곡 Op.97
25~27일 케네디 센터에서 연주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라인 교향곡’은 1850년에 작곡된 슈만의 대표작으로서 그의 완성된 음악 세계가 오롯이 담긴 후기 작품이다.

1850년, 슈만은 뒤셀도르프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지휘자 겸 음악 감독으로 부임하였다. 그리고 그해 그는 뒤셀도르프와 라인강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교향곡 3번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 내성적이었던 슈만에게 지휘자의 역할은 쉽지 않았고, 단원들과의 마찰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그의 우울증 증세는 더욱더 극심해졌다. 결국, 1853년 음악 감독직을 사임하였지만,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1854년 라인강에 투신자살을 기도했다.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슈만은 1856년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난다. 슈만과 라인강의 아름답고도 잔인한 인연이 이 작품을 더욱 사랑받게 만든 것은 아닐까.

슈만의 라인 교향곡은 그야말로 슈만 이전 작곡가들의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낭만적 요소들, 그리고 슈만의 독보적인 음악적 스타일이 합쳐져 작곡된 완성품이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스타일을 모델로 하여 라인 교향곡을 작곡하였지만, 가곡적 양식을 교향곡의 주제와 형식으로 발전시킨 부분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과 멘델스존의 교향곡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도 6번 ‘전원’교향곡의 5악장 구성과 4, 5악장이 쉬지 않고 연결되어 연주된다는 점이 매우 흡사하며, 또한 자연을 음악으로 표현하려 하였다는 점도 베토벤에게서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이러한 프로그램적인 요소는 베토벤이 제시했던 낭만 시대의 새로운 방향이었고, 보수와 진보의 두 가지 방향에 대해서 많은 고찰을 하였던 슈만도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1악장 Lebhaft (활기차게)는 19세기 소나타형식을 따르는 악장이다. 내림 마장조의 힘찬 테마로 시작되며 에너지 넘치는 2대 3 리듬이나 당김음 리듬으로 가득 차 있어서 1악장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시원스러운 열기 넘치는 분위기를 잘 표현하였다.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단음계와 반음계로 이루어진 멜로디가 라인강의 흐름을 나타내는 듯하다. 2악장 Scherzo: Sehr maßig(아주 온화하게)는 렌틀러 춤곡풍의 스케르초 악장으로, 따듯한 음색을 보여준다. 소박하고 풍요로운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 3악장 Nicht schnell(빠르지 않게)는 팀파니와 금관악기의 사용을 줄이고, 화성진행을 느리게 하여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길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달빛 아래 연인을 연상시킨다. 4악장 Feierlich(장려하게)는 슈만이 대주교 추기경 즉위식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하였다고 한다. 내림 마단조의 장엄한 분위기로 종교적인 색채를 나타내고, 바흐의 대위법을 사용하여 종교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 나타내었다. 5악장 Lebhaft(활기차게)는 경쾌하고 활기찬 축제의 현장을 표현한 듯하다. 가볍고 상큼한 리듬과 기본적인 베이스라인과 함께 울리는 팡파르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슈만의 라인 교향곡 Op.97은 낭만을 대표하는 교향곡이자 슈만의 완숙미를 보여주는 슈만의 대표작으로서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들의 메인 레퍼토리로 항상 연주는 작품이다. 이번 주말, 1월 25일(목)부터 27일(토)까지 워싱턴 DC에 위치한 케네디 센터에서 슈만의 라인 교향곡을 연주한다고 하니 가족들과 함께 케네디센터에 방문하여 감상하길 바란다.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56a와 영국 작곡가 올리브 너센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함께 연주한다고 하니 볼만한 공연이 될 것 같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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