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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석 원장의 진학 칼럼]배려 교육은 아직도 먼 길?

며칠 전 한인 마켓에 두어가지 물건 살 일이 있어 들렀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이 북적거렸다. 10개 미만이라고 쓰여 있는 계산대에서 기다리며 살펴보니 나의 두 사람 앞에 서 있는 청년이 바구니 안에 수십 개의 물건을 가지고 줄을 서 있었다. 분명 10개 미만이라고 쓰여 있는데 무슨 행동이란 말인가! 무슨 급한 일이 있겠지 하면서도 참지 못해 그 청년에게 다가가 “이 줄은 10개 미만인데요” 하고 말을 건네자, 여자친구와 반반 나누어 살 거라 각각 10개가 안 된다고 했다. 조금 후에 여자친구가 손에 물건 두어 개를 더 들고 황급히 계산대로 달려왔다. 그 사이 줄은 더 길어져서 한두 개씩 물건을 든 사람들이 열 명 넘게 줄을 서 있었다.

그렇게 그 두 사람의 차례가 되어 계산하는데, 이번에는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칼날 같은 시선은 아랑곳없이 점원과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다른 계산대도 줄이 만만찮아서 줄을 바꿀 수도 없고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이때 인도 사람 한 명이 기다리다 지쳤는지 사려던 물건을 팽개치고 뭐라고 투덜거리며 줄을 비집고 빠져나갔다.

내 차례가 돌아와서 계산대 직원에게 “10개 미만이라는 사인을 붙여놨으면 지켜야지 지키지 않는 사람을 계산해주면 사인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물었더니 직원의 답이 “한국 사람들은 유독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해놓은 법에 예외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의 모든 교육은 특별 의식 교육이다. 개개인이 특별 계층 사람이라는 걸 가르치는 교육인 셈이다.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면 된다는 식의 특별 의식 교육이 정유라를 만들었고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 교육은 이제 밑바닥부터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배려 교육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배려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질서를 지키고 법을 따르게 하며, 나란 사람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철저히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 중 한민족이 이 세상에서 최고의 민족이요,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 못하다는 것이 있었다. 또 학교 대항 체육대회를 해도 우리는 좋은 팀이니 상대방 나쁜 팀을 짓밟아야 한다는 걸 교육받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야말로 너는 죽고 나는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후진적 발상이었다.

그러한 성공 지향적인 교육이 만들어 낸 나만의 특별 의식 구조가 결국 조그마한 마켓에서 규칙을 어기는 것에서부터 대학 입학 비리로까지 번지는 근원이 아니겠는가! 마켓에서 내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과일을 좋은 것으로 바꿔치기 하면, 다음 사람은 썩은 것을 먹으라는 건가? 아주 작은 것에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큰일에도 배려할 줄 아는 것은 삶의 변함없는 진리다.

대한의 자손들이여, 작은 일에라도 배려하는 훈련을 하자. 작은 규칙이라도 잘 지키자. 줄을 서서 기다리자. 그래서 세계 어디서든지 대한의 자손들이 칭찬받는 민족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동석 원장/아인슈타인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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