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리턴벤트의 역할

이홍래 유리클린 대표

추울 때는 덕트에서 배달해 주는 따뜻한 바람으로, 더울 때는 덕트를 통해서 나온 찬 바람으로 최적 온도를 유지하고 살면서도 바람이 나오는 벤트나 바람을 빨아들이는 큰 벤트가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작은 건 작은 것대로 큰 벤트는 큰 벤트대로 각기 제 역할이 있기에 따뜻한 바람과 찬바람이 나올 수 있는 것인데 그 역할을 알아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리턴 벤트는 바람이 나오는 작은 벤트와 달리 층마다 하나 또는 두개씩 있는 큰 벤트를 말한다. 에어컨을 작동하면 요란한 바람 소리와 함께 많은 집 안의 공기가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빨려 들어간 많은 양의 공기가 에어컨을 지나면서 찬바람으로 바뀌어서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 작은 벤트를 통해 집 안으로 다시 들어 온다. 큰 리턴 벤트에서 바람을 빨아들이지 못하면 나오는 바람이 약할뿐더러 빨아들이지 못한 바람을 내어 보내려고 하는 에어컨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리턴 벤트는 에어컨의 성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중요한 리턴벤트 앞에 피아노라든지 소파를 놓아 거의 막혀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는 큰 구멍에서 찬 공기가 나오는 것 같다는 이유로 리턴벤트 전체를 가려 바람을 전혀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리턴벤트 커버 안쪽에 덕트로 먼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필터를 끼웠는데 그 필터에 먼지가 끼면서 공기가 통할 수 없게 되어 리턴벤트를 막고 사용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어떤 이유로든지 리턴벤트와 그 주변은 최대한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열어 두는 것이 좋다. 필터를 넣도록 처음부터 만들어 놓은 곳 빼고는 집 규모에 맞게 설계한 사람들이 계산한대로 사용하는 게 맞다. 에어컨 시스템이 두 개로 되어 있는 큰 집은 이 층에 있는 에어컨에 필터를 끼우는 곳이 없어서 리턴벤트 입구에 필터가 있는 것이고 에어컨 시스템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경우는 지하실 에어컨 옆에 있는 필터로만 책임져야 에어컨에 무리가 없다. 필요 이상으로 필터에 의존하는 것은 결코 좋지만은 않다.

집을 설계할 때 집 전체 면적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리턴 벤트를 계산해서 바람이 나오는 벤트와 바람이 들어가는 벤트 수를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즉 에어컨의 용량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바람이 나오는 벤트 보다도 바람을 빨아들여야 하는 벤트나 그 주변이 오픈되어 있어야 에어컨이 무리없이 작동할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세게 많이 보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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