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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르는 두통·이명·어깨결림, 턱관절 장애 탓이죠

합병증 주의해야할 턱관절 이상

합병증 주의해야할 턱관절 이상 턱관절 장애는 유병률이 30~40% 정도로 흔한 질환에 속한다. 입을 벌릴 때 '딱딱' 소리가 나거나 음식을 씹을 때 뻐근한 느낌이 드는 것도 모두 턱관절 장애다. 실제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두통이나 이명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영숙(58.여.가명)씨는 10여 년 전부터 두통에 시달려 왔다. 이따금 가볍게 찾아오던 두통은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졌다. 이명(耳鳴)도 생겼다. 최근엔 목과 어깨까지 통증 범위가 넓어졌다. 통증만큼 괴로운 것은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점이었다.

신경과.이비인후과.재활의학과.정형외과 등 방문하는 곳마다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얼마 전 밥을 먹다 턱이 빠지는 일이 생겼다. 급하게 찾은 턱관절 전문병원에서 고씨는 지난 10년간 자신을 괴롭힌 두통의 원인을 찾았다. 두통은 물론 이명과 목.어깨 결림까지 모두 턱에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고씨의 진단명은 '턱관절 장애'다. 턱관절 장애는 연골(디스크)에 문제가 있을 때와 근육에 문제가 있을 때로 나뉜다. 고씨는 이 중 턱 근육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근육에 문제가 있을 땐 종종 엉뚱한 곳에서 말썽이 생긴다. 턱에 연결된 근육을 따라 두통, 치통, 목.어깨 통증이 잇따라 생긴다. 턱관절은 귓구멍 바로 안쪽에 있는데, 둘 사이에 1㎜에 불과한 얇은 뼈만 있기 때문에 턱관절 통증을 귀 통증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명 증상은 턱관절에 생긴 부기와 염증 때문에 생긴다. 드물게 눈이 뻑뻑해지거나 콧물.코막힘으로 이어진다.

길병원 구강내과 조진용 교수는 "여러 과를 전전하다 구강내과를 찾아 치료받는 사례가 흔하다"며 "턱 근육에 문제가 있으면 X선이나 MRI검사로도 구분하기 어렵고 촉진으로나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턱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턱관절 장애가 두통을 비롯한 다른 질환으로 둔갑하는 건 장애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부터다. 그 전엔 반드시 몇 가지 신호를 보낸다. 가장 알아차리기 쉬운 신호는 소리다. 입을 벌릴 때 끊어지듯 '딱' 소리가 난다. 턱관절 가운데 있는 연골이 원래 위치에서 벗어날 때 나는 소리다. 처음엔 본인만 느낄 정도로 소리가 작다. 입을 벌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뻐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옆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소리가 커졌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연골이 제자리에서 크게 벗어난 상태다. 입을 벌릴 때 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연골이 빠져나간 곳에 자리 잡은 신경과 혈관을 아래턱뼈가 압박하면서 생긴 통증이다. 턱의 기능도 조금씩 떨어진다. 밥을 먹거나 말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하품을 할 때처럼 입을 크게 벌리는 건 힘들다. 턱에서 시작된 통증이 위아래로 퍼져 두통.치통으로 나타나는 것도 이 시기다.

턱관절 장애가 중증으로 심해지면 소리 크기는 오히려 줄어든다. 대신 딱딱거리는 소리가 돌이 갈리는 듯한 소리로 바뀐다. 뼈와 뼈 사이 조직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직접 부딪쳐 나는 소리다. 턱 통증은 만성화되고 두통과 치통의 범위는 목과 어깨까지 넓어진다. 이명이나 콧물.코막힘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입을 벌리기 어려워진다. 더 심해지면 치아 전체가 틀어져 부정교합 또는 안면 비대칭으로 이어진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는 "초기 턱관절 장애 환자 가운데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은 10% 내외"라며 "나머지 90%는 연골이 있던 자리에 들어온 신경.혈관 조직이 굳은살처럼 변해 연골의 역할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시술 후 턱관절 장애 주의

교통사고 같은 외상을 제외하고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나쁜 버릇'이다. 특히 잘 때 이를 가는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실제 턱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대부분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가장 심하다고 말한다.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는 피하거나 풀어주는 게 좋다. 정서적 불안이 통증을 악화시키는 데다 이 과정에서 이를 악물게 돼 턱관절에 무리를 준다.

또 다른 습관은 한쪽으로만 씹는 것이다. 턱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두 곳이 동시에 움직이는 관절이다. 거울처럼 움직이는 양쪽 턱관절에 엇박자가 생기면 턱 건강에도 문제가 찾아온다.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시술 후 6개월가량 임플란트를 심은 쪽으로는 음식을 씹지 않도록 권하는데, 이 과정에서 턱관절 장애가 생기기 쉽다. 턱을 좌우로 움직이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턱은 원래 위아래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좌우 움직임이 많을수록 턱에 무리를 준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치아에는 좋을 수 있지만 턱관절에는 좋지 않다. 질긴 음식을 뜯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턱이 좌우로 움직여서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는 약물치료부터 기능 회복을 돕는 물리치료까지 다양하다.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면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나쁜 습관만 고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다만, 다른 관절과 달리 회복될 때까지 고정해둘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잘 때 이를 갈거나 습관적으로 이를 악무는 환자는 '스플린트'라 불리는 장치를 착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장치는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킨다. 운동선수가 끼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하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장치를 무턱대고 사용하면 증상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정진우 교수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병원을 찾아 자신에게 맞게 장치를 조정해야 한다"며 "정교하게 장치를 조정하지 않으면 양쪽 턱관절의 불균형이 더 심해져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김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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