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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베풀어 더 예쁜 '꽃떡' 이야기

한민족 역사와 함께, '빗살무늬토기'는 떡시루
함께 어울리며 나눈 '화전', 화전놀이서 유래

'떡'이란 이름은 '덕'이란 의미를 품고 있다. 혼자 먹기 위해 수고로이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나누고 베풀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란 뜻이다. 그래서 함께 모이는 세시풍속이나 경사가 있는 날에는 빠짐없이 떡을 나눈다. 생신, 회갑, 백일, 첫돌, 혼례, 제상 등이나 손님 치레를 할 때 정성스레 떡을 올리는 건 신성하고 편안함을 비는 마음과 함께 오랜 평화가 두고두고 머물기를 바라는 소망이 깃들어 있다.

'떡'은 한민족에게 곡식과 그릇이 있었던 때부터 시작되었으니, 그 오랜 떡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 그 자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빗살무늬토기는 떡을 만드는 '시루'의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오히려 밥보다도 찐 떡이 먼저일 정도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떡을 쪄왔다. 곡물의 가루로 찐 시루떡이나 쌀을 찐 다음 절구에 쳐서 만든 인절미, 절편 등의 도병류가 빗살무늬토기부터 민무늬토기, 청동기, 철기시대엔 솥으로 옮겨가면서 만들어졌다. 고구려 시대의 무덤인 제3호 고분벽화에서는 시루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한 아낙이 오른손에 큰 주걱을 든 채 왼손의 젓가락으로 떡을 찔러서 잘 익었는지 알아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전해져 오는 여러 문헌에도 떡에 관한 이야기가 무수히 많을 정도로 당시에 식생활에서 떡이 차지했던 비중을 가히 짐작하게 한다.

떡은 말랑말랑해서 손으로 조물조물 빚기에 따라 원하는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궁중에서는 다양한 재료들을 넣어서 화려하게 만들기도 했고, 민가에선 소원을 담아 소박한 모양을 빚기도 하고 꽃잎을 넣어 만들기도 했다. 강원도에선 복숭아즙과 살구즙을 넣어 꽃으로 장식한 '도행병'도 있고, 보름달처럼 밝게 비추고 둥글게 채우며 잘 살기를 기원하는 '달떡'은 동그란 모양의 떡에 꽃과 잎으로 예쁘게 장식을 했다.

길인숙 아트떡연구가는 화사한 봄을 담아 '꽃떡'을 빚었다. "봄이 오면 습관처럼 꽃떡을 빚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해요. 청초한 꽃 한 송이를 올린 꽃떡과 향긋한 차 한 잔을 곁들이면 나른한 봄날 영국 여인들이 즐겼다는 홍차 티파티가 부럽지 않아요. 제 공방을 찾는 아낙들과 함께 나누며 봄의 호사를 누려봅니다."



봄의 대표적인 떡엔 '화전'도 빠질 수 없다. 떡은 크게 찐떡, 지진떡, 삶은떡으로 나뉘는데, 화전은 전병, 부꾸미와 함께 지진떡에 들어간다. 화전은 '화전놀이'에서 유래한다. 춘삼월 꽃이 필 때 남녀노소가 무리를 이루어 하루를 즐겁게 노는데, 이때 화전을 부쳐 먹으며 봄놀이를 했다. 어린 아이들은 진달래를 꺾어 꽃방망이를 만들기도 했다. 이미 고려시대에서도 '꽃달임'이란 이름으로 즐겼고,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월 삼짇날 임금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진달래화전을 부치며 화전놀이를 했다고 전해진다.

요즘 들어서는 봄엔 진달래나 배꽃, 여름에는 장미, 맨드라미꽃, 가을에는 국화꽃으로 화전을 지진다. 길 연구가는 팬지꽃으로 화전을 부쳤다. 분홍, 노랑, 보랏빛이 어우러져 이른 봄인데도 벌써 쟁반 위에 꽃들이 활짝 핀 것만 같다. 거기에 꽃샐러드도 곁들였다.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양파 드레싱이 돋보인다.

▶'꽃떡' 만들기

소금 약간을 넣고 빻은 습식 멥쌀가루 5컵에 끓는 물을 부어 귓불 농도로 익반죽을 한다. 반죽의 ½ 은 25g씩 떼어 둥글리기를 한 다음 속으로 원하는 앙금을 넣고 오므려준다. 남은 반죽으로 꽃받침과 꽃을 만든다. 꽃받침은 녹차 가루를 넣어 초록색으로 만들고 꽃은 보라색으로 물들인다. 꽃잎과 꽃받침은 틀로 찍어내거나 이쑤시개로 모양을 만들어도 된다. 떡 위에 꽃받침을 올리고 꽃잎 두 장이 떨어지지않도록 주의하면서 겹쳐서 올려준다. 중심을 잘 눌러준다. 김 오른 찜기에 넣어 25분 정도 쪄내고 식힌 다음 참기름을 바른다.

▶'화전' 만들기

건식 찹쌀가루 1컵에 소금 한 꼬집을 넣은 후 끓는 물을 넣고 귓불농도로 익반죽한다. 10개로 나누어 지름 3.5cm로 작고 동글납작하게 만든다. 기름 두른 팬에서 밑면은 고소하도록 노릇하게 굽고 윗면은 하얗고 투명하게 익혀준다. 불을 끄고 1분 정도 있다가 떡의 뜨거운 김이 사라지면 꽃을 잘 펴서 올려준다. 큰 접시나 쟁반에 흰 설탕이나 슈거파우더를 흩뿌려주고 화전을 모양 있게 얹어낸다.

▶꽃샐러드

그린 샐러드 채소 한 줌과 블랙 올리브 1큰술, 잣 1큰술을 샐러드 그릇에 담는다. 양파 다진 것 2큰술, 설탕 1큰술, 식초 2큰술, 마요네즈 4큰술, 우유 ½ 컵, 생크림 3큰술을 블랜더에 곱게 갈아 양파 드레싱을 만들어 샐러드에 끼얹는다. 식용꽃 약간을 그 위에 뿌려준다. 식용꽃은 마켓 트레이더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길인숙 아트떡연구가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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