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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주민들 '불만 증폭'

주택밀집 지역, 바로 옆 초등학교도
지지자들 고성·막말…한 달간 집회

"이거 너무 심하잖아요." "당신 집 앞에서 이러면 좋겠어?"

13일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 오후 2시께. 인근 아파트 주민인 이모(63)씨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간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이씨가 한 남성 지지자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하자 다른 지지자들이 가세했고, 무리 속에서 "당신이 나라를 위해 피 흘려봤느냐" "어디 사느냐"고 따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화가 난 이씨는 "어디 살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아이들도 있고 장사하는 사람들 피해는 또 뭐냐. 의견을 내려면 정당한 방법으로 내라"고 맞받아쳤다.



이 다툼은 경비근무 중인 경찰의 제지로 겨우 끝났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관련 단체들이 빚어내는 고성, 욕설, 폭언 등이 수시로 들려오기 때문이다.

이씨는 "택배 못 온다고 하길래 내려와 봤더니 저러고 있다. 뜻은 알겠는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어르신들이라고 저래서야 되겠느냐. 집 앞에 와서 떠들고 소리치고, 어제도 밤 늦게까지 했다. 이러는 게 박 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농성이 친박집회나 촛불집회가 열리는 대한문, 서울역, 광화문광장 등에서와 다른 이유는 주택가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앞 골목길엔 개인주택, 빌라, 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다. 차량 1대가 지나갈 만한 넓이의 길을 가운데 두고 모여있다 보니 큰 소리가 나면 주민들은 일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녀가 박 전 대통령 사저 바로 옆 삼릉초등학교에 다니는 부모들은 더욱 민감하다.

"주택가이니 좀 조용히 하자"고 자제를 요청하는 지지자들도 있지만 취재진과 경찰을 향해 걸핏하면 욕설, 폭언을 퍼붓는 등 험악한 장면을 연출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 학교 6학년이라는 김모(41)씨는 "평소엔 녹색어머니회 5명이 나와 지도를 하는데 오늘은 아이 해코지라도 할까봐 걱정이 돼서 9명이 나왔다"며 "저학년 부모일수록 걱정이 더 크다"고 밝혔다.

삼릉초교에 다니는 김모(13)군은 "시끄러워서 어제 잠을 많이 못 잤다"며 "이 동네 산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조심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 손주로 보이는 아이 두 명의 손을 잡고 삼릉초교로 향하던 한 할아버지는 고성을 지르는 농성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은 취재를 위해 나온 기자들에게 "저 사람들 여기서 언제까지 저러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를 하겠다고 이미 신고를 해놓은 상황이다. 신고서 제출이 가능한(당일 720~48시간 전) 모든 집회 시간을 꽉 채운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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