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또 나가? 정현은 힘들어도 팬은 즐겁다
남자 프로테니스 투어의 모든 것
메이저 대회 포함 연간 67개 대회
상위랭커는 '시드' 배정으로 유리
정현, 마이애미오픈 1회전 부전승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렸던 BNP 파리바오픈에서 8강까지 올랐던 정현으로선, 5일 만의 출격이다. 정현은 지난 1월 호주 브리즈번오픈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3개월간 7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매달 두세 대회에 참가하는 셈이다. 호주오픈 4강 진출 후 발바닥 부상으로 3주간 쉰 걸 빼면 거의 매주 코트를 누빈다. 이같은 연속 출전으로 정현의 체력을 염려하는 팬이 많지만, 이런 게 바로 ATP 투어 선수의 삶이다.
세계 100위 이내 선수들이 출전하는 ATP투어는 1~11월 전세계에 걸쳐 매주 적어도 1개 대회가 열린다. 대회는 보통 5개 등급으로 나뉜다.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가 최고 등급 대회다. 우승 랭킹포인트(2000점)도 가장 많다. 메이저 대회 아래가 매년 11월 열리는 ATP 파이널스(톱랭커 8명이 겨루는 왕중왕전). 마스터스 1000시리즈(9개·우승 랭킹포인트 1000점), 500시리즈(13개·500점), 250시리즈(40개·250점)가 차례로 그 뒤를 잇는다. 요컨대 ATP 투어는 한 시즌 최대 67개 대회가 열리는 대형 프로스포츠다.
1라운드는 메이저 대회가 128강전, 1000시리즈가 64강~128강전이다. 그래서 두 대회는 2주에 걸쳐 진행된다. 보통 32강이 겨루는 500시리즈와 250시리즈는 1주일이면 끝난다. 시리즈 숫자가 높을수록 경기를 많이 치르기 때문에 상금이 많다. 정현은 올해 3월까지 메이저 1개, 1000시리즈 2개, 500시리즈 1개, 250시리즈 3개에 나갔다. 지난해에는 왼쪽 발목 부상으로 윔블던 등 잔디코트 대회를 건너뛰면서 21개 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ATP 투어 데뷔 첫해인 2014년 초반, 정현은 빡빡한 대회 스케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2016년까지도 1, 2회전에서 탈락하는 일이 잦았다. 당시 그는 "비행기로 자주 이동하다보니 많이 피곤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투어에 많이 익숙해져서 3일 정도면 시차에 적응한다. 생체리듬을 현지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매주 대회가 열리다 보니 출전 선수들은 상금도 두둑하게 챙긴다. 매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스포츠 선수 수입 랭킹에서 상위권은 테니스 선수들 차지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1위)는 투어 생활 20년 동안 상금으로만 1억1619만6717 달러(약 1244억원)를 벌었다. ATP는 상금 지급도 투명하게 한다. 투어에 데뷔한 선수에게 상금 수령통장을 따로 만들게 한다. 그리고 대회가 끝나면 바로 상금을 입금한다. 정현은 "상금용 통장이 따로 있긴 한데, 제대로 확인해본 적은 없다.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아 쓴다"고 했다. 프로 전향 이후 정현의 누적 상금은 264만7949달러(약 28억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