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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탄 '아메리칸 드림'…사우스 LA 한인마켓 '박스슈퍼' 전소

잿더미 속 '좌절은 없다' 손때묻은 27년 터전…'LA폭동 때도 견뎠는데' 재기 의지

"LA폭동 한복판에서도 견뎠는데…."

한인이 운영해 온 사우스 LA 지역의 유명 마켓이 화재로 인해 일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업주 박광웅(66)씨의 27년간 땀과 손때가 묻은 아메리칸 드림 터전이었다.

LA시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17일 오전 3시50분쯤 웨스턴 길과 92가 인근에 있는 '박 슈퍼마켓'(9149 S. Western Ave.) 내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만 스퀘어 피트 규모의 마켓 건물 전체를 태우고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마켓은 문을 닫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20개 유닛에서 100여 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마켓은 전소됐다.



업주 박씨는 화재가 발생했다는 직원의 전화를 받고 오전 5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마켓은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박씨는 "이 곳에서 반 평생 마켓을 운영해 왔다"며 "LA폭동 때 모든 물건을 도난 당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그땐 다행히 건물이라도 멀쩡했는데…"라며 탄식했다.

박씨는 "불이 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당장 6명의 직원들의 생계와 LA폭동 때 복구 자금으로 빌린 남은 대출금이 걱정"이라며 "새롭게 일어서 다시 시작하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고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순식간에 손때 묻은 일터를 잃고 20여만 달러 상당의 물건이 불에 타는 재산 피해를 입었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인 박씨는 화재 경보기에 대해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약 7년 전 한인이 운영하는 경보기 업체의 부탁으로 화재 경보 시스템을 바꿨지만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알람이 울리지 않았던 것. 박씨는 "해당 업체에 전화를 했지만 화재가 발생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며 업체의 무성의 한 태도를 꼬집었다.

한편 화재로 인해 폐허가 된 마켓 앞에선 박씨 부부를 위로하기 위한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단골이라는 흑인 지미 제임스(32)씨는 "이 마켓은 우리 동네의 유명지였다"며 "박씨 부부가 부지런하고 친절해 모든 사람들이 이곳을 좋아했는데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화재가 난 박씨의 마켓은 흑인 라디오 방송인 102.3 KJLH이 매일 세일 품목 등 물품을 소개할 정도로 사우스 LA 지역의 명소로 알려졌다.

곽재민 기자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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