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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 입은 베트남전 용사, 빛나씨에 '작지만 큰' 기부

본지 보도에 200달러 기탁
"응원할테니 잘 살아달라"
빛나씨 "눈물 참을 수 없어"

총상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60~70대(추정) 남성이 일가족 총격 사건 생존자이자 같은 총상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김빛나(Binna Kim·사진)씨에게 소정의 기부를 해 커뮤니티를 따듯하게 하고 있다.

지난 4일 본인을 익명인 '미스터 리'라고 밝힌 노신사가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가정상담소를 찾았다.

노 신사는 총상 후유증을 딛고 꿈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 김빛나씨에 대한 이야기를 본지 기사<9월 21일 A-8면>를 읽고 알았다며 빛나씨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했다.

노 신사는 스스로 총상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왼쪽 눈이 실명된 것이다. 그는 의안을 착용하며 생활해왔다. 그는 "남자인 나도 총상으로 생김새가 달라져 상처가 되는 모진 말들을 많이 들으며 살아왔다. 사고가 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어린 소녀였던 빛나씨가 겪었을 일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며 "이제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다. 주위에 나 같이 힘든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응원하고 있으니 힘내서 잘 살아달라"고 말을 전했다.

당초 노 신사는 빛나씨에게 맛있는 꼬막을 사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빛나씨가 타주에서 일을 하고 있어 체크 200달러를 남기고 떠났다.

이미리 한인가정상담소 홍보 담당자는 "(노 신사는) 풀러튼에 거주하며 키가 크고 말수가 적은 분이셨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식을 전해 들은 빛나씨는 "지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너무 마음이 따듯하신 분"이라며 "그분께 감사의 편지를 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빛나씨는 일가족 살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총상으로 인해 오른쪽 얼굴 근육마비 장애가 있다. 2006년 생활고를 겪으며 우울증을 앓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동생(8) 빛나(당시 16세)씨를 총격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빛나씨는 지난달 19일 '35회 한인가정상담소 연례 기금모금 만찬회'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했다.

빛나씨는 "저는 인생 매 순간마다 극복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미래에도 많을 것입니다.(하지만) 제가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괜찮을 것입니다"라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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