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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명작 훼손한 미세 돌출부는 "여드름"

20세기 미국 미술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여류 화가 조지아 오키프가 남긴 거의 모든 유화 작품에는 표면에 기포처럼 미세하게 돌출된 것들이 있다. 이 작은 돌출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커지고 주변으로 퍼지다가 끝내 터져버려 거작을 훼손해 미술계에서는 큰 걱정거리가 돼왔다.

한때 오키프가 생전에 살며 그림을 그렸던 뉴멕시코주 사막의 모래가 원인일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스웨스턴 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매코믹 공과대학원의 마크 월튼 연구 교수가 이끄는 학제 간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이를 여드름과 같은 유화의 질병으로 진단했다. 유화에서 고착제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방산과 금속이온의 화학작용으로 생성된 '금속비누(metal soap)'라는 것이다.

월튼 교수는 "물감 고착제의 유리지방산이 납과 아연 안료와 작용하고, 이런 금속비누들이 모여 표면으로 돌출해 여드름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화의 돌출부를 쉽게 찾아내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소형 장비까지 개발했다. 이를 통해 돌출부를 면밀히 추적 관찰해 돌출부가 커지고, 확산하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힘으로써 미술품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키프의 작품은 그간 습도와 온도, 빛 등 지난 수십년간의 전시환경이 꼼꼼하게 기록돼 있어 앞으로 금속비누 돌출부가 심각한 작품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는 평범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화 표면을 빛으로 스캔하고 반사되는 빛을 분석해 초정밀 3차원 측량을 하며, 앱을 이용해 붓의 터치나 캔버스 섬유에 의한 것이 아닌 돌출 부위를 가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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