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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선 '중재조정합의서' 무용지물 되나

'AB 3080' 주지사 서명 남아
'의무화 삭제' 고용주에 불리
연방대법 판결과 달라 의문

제리 브라운 가주 주지사의 선택은?

가주 상원은 지난 22일 고용주들에게 불리한 '강제중재금지법안(Mandatory-arbitration ban·AB 3080)'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고용주들은 고용계약시 근로자들로 하여금 중재조항합의서에 서명하도록 함으로써, 노동법 관련 분쟁 발생시 법정 소송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집단소송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AB 3080'이 시행될 경우 가주에서는 중재조항합의서 서명을 강제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AB 3080은 브라운 주지사 사무실로 이관됐으며, 주지사는 오는 9월 30일까지 법안에 서명을 하든 아니면 거부를 해야 한다.

중재라는 것은 법정소송을 거치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결과는 법원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고용주의 잘못을 법정에서 가리지 않고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을 듣고 중재관(보통은 은퇴판사가 맡음)이 합의하도록 한다. 배심원이 배제되기 때문에 중재는 아무래도 고용주에 유리할 수 있다. 중재에 참여하는 사람도 제한적이라 고용주 입장에서는 일을 조용히 처리함으로써 명예에 금이 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AB 3080은 '미투운동'이 도화선이 됐다. 직장 상사의 성희롱을 회사에 알리고 소송을 제기하려고 해도 고용계약시 서명한 강제중재협의서 탓에 사안이 축소되고 오히려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속출했던 것.

특히, 전 우버 엔지니어 수잔 파울러가 지난해 블로그 포스트에 전 CEO 트래비스 캘러닉의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면서 기업의 강제중재에 대한 비난이 들끊었다. 파울러는 자신이 캘러닉의 성희롱 사실을 회사에 알렸을 때, 자신은 강제중재협의서에 서명을 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우버 측은 파울러가 2016년 강제중재 조항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강제중재에 대한 폐해가 직장 내 불합리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브라운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을 한다면, 가주 고용주들은 고용시 종업원에게 강제중재합의서에 서명을 강요할 수 없게 된다. 또, 집단소송을 염려해 직원들 간 직장 내 성희롱이나 미지급 임금, 각종 차별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강제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브라운 주지사가 과연 AB 3080에 서명을 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2015년 가주상공회의소 측의 '일자리를 훼손하는 법'이라는 의견을 좇아 고용시 강제중재합의서 서명을 금지하는 법안을 비토한 바 있다.

설사, 브라운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을 한다고 해도 법 시행에는 큰 걸림돌이 있다. 연방법과의 충돌 가능성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5월 '고용중재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경우 고용주가 고용인의 집단소송을 막을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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