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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레이저 샷, 박성현 '닥공' 눌렀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초반에 2타 잃고 선두 내줬지만
정확한 아이언 샷 살아나 줄버디
재역전으로 LPGA 직행 티켓 확보

박성현, 장타 앞세워 끈질긴 추격
두 차례 3퍼트에 발목 잡혀 2위
3타 줄인 전인지 이번에도 3위


고진영(22.하이트)이 15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타를 줄인 끝에 합계 19언더파로 박성현(24.하나은행.합계 17언더파)을 2타 차로 제쳤다.

명승부였다. 챔피언 조에서 고진영-박성현-전인지(23)가 맞대결을 펼쳤다. 최고 스타들의 샷대결을 보기 위해 홀 주위를 갤러리가 겹겹이 둘러쌌다.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와 전인지의 팬클럽 '플라잉 덤보'는 플래카드를 들고 열심히 응원을 했다. 고진영의 팬클럽 '진영사랑'도 나왔지만 숫자가 많지는 않았다. 고진영으로서는 원정경기 비슷했다. 고진영은 "성현, 인지 언니 팬들이 얼마나 많은 지 느꼈던 하루다. 이동을 할 때 '전인지 파이팅' '박성현 파이팅' 소리만 나와서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날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3홀 만에 리드를 날렸다. 2번 홀에서는 3퍼트를 했고, 3번 홀에서는 1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쳤다. 줄 버디를 잡은 박성현에게 6번홀까지는 오히려 2타를 뒤졌다. 고진영은 지난 2년간 국내투어의 2인자에 머물렀다. 2015년엔 전인지에 이어, 지난해엔 박성현에 이어 2인자였다. 두 선수와 챔피언 조에서 맞붙어 패배한 과거의 기억, 역전당한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고진영이 매우 불리했다.



그러나 고진영은 수렁에서 살아나왔다. 고진영은 "아주 당황했다. 캐디 딘 허든과 왜 긴장하는지 이유를 얘기해보니 그럴 이유가 없는데 스스로 압박감을 주고 있더라. 그래서 그냥 있는 대로 생각없이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교한 아이언샷이 나왔다. 고진영의 캐디 허든은 LPGA 투어에서 신지애.유소연.전인지.서희경.김효주 등의 가방을 메고 수많은 우승을 했던 베테랑이다. 허든은 "고진영의 아이언은 세계 최고다. 그는 LPGA 투어에 가면 세계랭킹 5위 이내에 들 선수"라고 평했다.

그래도 장타로 무장한 박성현은 무서웠다. 5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잡더니 파 5인 7번 홀에선 가볍게 2온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글 퍼트가 홀을 스쳐 지나가면서 3퍼트가 나왔다. 고진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박성현이 3퍼트를 한 7번홀에서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에 성공했다.

위기도 있었다. 11번 홀에서 고진영은 약 60cm 거리의 버디 기회를 잡았다. 공과 홀 사이 그린이 매끄럽지 않았다. 수리를 해도 되는 피치 마크인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스파이크 자국인지 동반자와 캐디에게 물었다. 피치 마크가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 그냥 퍼트를 해야 했다. 공은 홀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다음 홀에서 고진영은 다시 버디를 추가하면서 도망갔다.

275야드의 짧은 파 4인 15번홀, 전 홀에서 3퍼트를 한 박성현은 드라이버를 꺼내들고 힘껏 휘둘렀다. 공은 단번에 그린에 올라가 핀 4m 옆에 멈춰섰다. 그러나 내리막 퍼트는 살짝 홀을 비켜가 이글을 잡지는 못했다. 고진영은 안전하게 2온을 해 버디를 잡았다. 까다로운 16번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박성현은 3퍼트를 했고, 고진영은 그린을 놓치고도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3타차로 타수를 벌렸다.

고진영은 처음 출전한 해외 대회인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가 박인비에게 막판 역전패했다. 이번엔 달랐다. 고진영은 초반 보기 2개를 한 뒤 버디 6개를 잡아내는 뚝심을 보였다.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LPGA투어 진출 자격을 땄다. 2003년 안시현,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 2014년 백규정에 이은 5번째 신데렐라가 됐다. 고진영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LPGA투어에 가고 싶지만 지금 준비가 돼 있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진영이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지고, 단단해졌다. 미국에 가도 전혀 걱정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했다면 세계랭킹 1위 등극이 가능했던 박성현은 "우승은 놓쳤지만 만족스러운 라운드다. 챔피언조에서 4타를 줄인 건 쉽지 않다. 진영이가 아주 잘 했다. 15번 이글 퍼트를 놓친 것과 16번 홀과 7번홀 3퍼트는 아쉽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버디 4,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전인지는 올해 우승 없이 2위 5번, 3위 2번을 했다.


인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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