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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서나 볼 수는 없는 별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0 레저 24면 기사입력 2018/07/19 19:27

트로나 피나클
Trona Pinnacles

LA에서 북동쪽으로 160마일 거리에 있는 특이한 지형의 트로나 피나클(Trona Pinnacles). 지난 14일 밤 한상우 사진작가가 찍은 트로나 피나클의 은하수.

LA에서 북동쪽으로 160마일 거리에 있는 특이한 지형의 트로나 피나클(Trona Pinnacles). 지난 14일 밤 한상우 사진작가가 찍은 트로나 피나클의 은하수.

2017년 4월에 찍은  은하수 [한상우씨 제공]

2017년 4월에 찍은 은하수 [한상우씨 제공]

어디나 있지만, 어디서나 볼 수 없다. 별이다. 별은 이제 추억 속에 있다. 한밤중 고개만 들면 볼 수 있었던 별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심을 벗어나 한참을 운전해 가야 별을 좀이나마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4일 트로나 피나클(Trona Pinnacles)로 차를 몰았다. 은하수를 보기 위해서다. 별 사진을 찍기 위해 6차례나 트로나를 방문했다는 한상우 사진작가는 "남가주에서는 별을 찍는 스팟으로 트로나 피나클이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LA한인타운에서 160여 마일 차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트로나 피나클은 별 촬영 스팟 뿐 아니라 외계 행성처럼 생긴 특이한 지형 때문에 SF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실제 '혹성탈출' '스타트렉'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트로나 피나클과의 첫 만남

달이 기울어 초승달이 뜨던 14일 오후 5시쯤, 4시간여를 달려 트로나 피나클에 도착했다. 차 문을 열자 뜨거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자동차 계기판에 찍힌 온도를 확인하니 화씨 120도다. 뜨거운 찜질방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이랄까. 숨이 턱 막혀와 오래 견디지 못하고 다시 에어컨이 있는 차로 들어갔다.

데스밸리 문턱에 있는 트로나 피나클은 여름에는 찾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저 별을 보기 위해 해가 질쯤 느지막히 도착해 아침 일찍 떠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여름시즌 트로나에 일찍 도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지는 광경을 보고 캠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 정도만 남겨 놓고 도착하면 된다. 요즘은 해가 8시 반쯤 지니 6시~7시 사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더위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트로나 피나클을 찾는 이유는 특이한 지형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셜즈 레이크(Searles Lake)가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로 마르면서 호수의 바닥에 있던 지형이 드러나 생긴 지형이다.투파(Tufa·석회석 기둥)로 된 500개의 봉오리(기둥)가 있고 높은 봉오리들은 140피트에 달한다. 어찌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을 찍어 놓으면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의 멋진 컷이 탄생한다.



별이 빛나는 밤

오후 9시, 저녁을 먹고 나니 해가 졌다. 트레일러 밖으로 나오니 어둠이 깔려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이다. 라이트가 없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눈이 조금 어둠에 익숙해 지고 별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달은 언제 금세라도 사라질 것처럼 가늘게 떠 있다. 그리고 남쪽 방향으로 은하수가 길게 자리를 잡았다. 또렷하게 은하수를 봤던 게 언제인가 싶다. 20여 년 전 친구들과 강원도 산골짜기로 놀러갔을 때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역시 별은 추억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혹시나 스마트폰으로 별을 담을 수 있을까 이리저리 세팅을 바꿔가며 찍어봤지만 역시 별 사진은 역부족이다.

오후 10시. 트레일러에서 조금 멀찍하게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세차다. 바다 한복판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다. 얼마나 바람이 끊임없이 부는지 바로 얼굴 앞에 선풍기를 고정시켜 놓고 강풍으로 틀어놓은 느낌과도 비슷하다. 물론 여전히 바람은 뜨끈하다. 밤인데도 화씨 90도를 웃돈다.

함께 있던 일행이 들어가고 홀로 앉았다. 그 어둠속에 혼자 남았는데 다가오는 것은 두려움이 아닌 자유다. 사람들이 트로나 피나클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별을 사진에 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는 한상우 사진작가는 LA인근에서 별을 잘 볼 수 있는 스팟으로 조슈아 트리 보다는 트로나 피나클을 더 우위에 꼽는다. 한작가는 "프리웨이 10번 북쪽에 있는 조슈아 트리에서는 남쪽의 은하수를 찍어야 하는데 팜스프링스에서 발생하는 광공해로 인해 빛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이 곳 역시 멀리 떨어져 있는 바스토어에서 들어오는 광공해 불빛이 있긴 하지만 조슈아 보다는 덜 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별을 찍으러 갈 때는 먼저 달의 기울기도 확인해 봐야 한다. 달빛이 약한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뜰 때 가야 별을 제대로 찍을 수 있다.

시간도 체크해야 한다. 해가 지면 은하수를 볼 수 있지만 예쁘게 은하수가 수직으로 서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한씨에 따르면 7월에는 새벽 1시 정도에 4~5월에는 새벽 2시 반에서 3시 사이다.

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세팅도 달리해야 한다. 우선 삼각대가 있어야 하고 ISO 감도는 2400~5000 사이, 노출시간은 10~15초 사이가 적당하다는 게 한 작가의 설명이다.

트로나 길의 또 다른 즐거움

트로나로 오가는 길은 힐링이었다. 어느 순간 길 위에 자동차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앞뒤로 자동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진정한 드라이브의 시작이다. 395번에서 바로 트로나 로드로 진입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저 멀리까지 보이는 쭉 뻗은 길을 홀로 달리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물론 트로나 피나클의 멋진 풍광을 보기 위해서는 막판 비포장 도로가 주는 힘겨움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178번에서 트로나 피나클 로드를 만나면 우회전을 하게 되는데 바로 여기부터가 비포장 도로다. 거의 5마일 가까이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한다. 그래도 평평하게 잘 닦인 비포장도로 같지만 흔들림이 만만치 않다. 대부분이 SUV나 픽업트럭 등을 타고 오는 편이지만 종종 승용차로 들어오는 이들도 보인다. 이 경우 정말 천천히 운전해야 한다.

트로나의 편의시설

트로나에는 있는 게 없다. 다른 캠핑 장소처럼 생각하고 가면 안 된다. 테이블도 수도 시설도 아무것도 없다. 캠핑 사이트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냥 먼저 가서 텐트를 치면 그곳이 캠핑 사이트다.

시설이라고는 딱 하나 한 칸짜리 화장실이 전부다. 물론 휴지도 구비되어 있지 않다. 만약 화장실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면 화장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으면 좋다.

하지만 특이할 만한 것은 전화도 되고 인터넷도 터진다. 데스밸리만 해도 전화와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사고가 생겼을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이곳은 특이하게도 인터넷이 꽤나 잘 잡히는 편이다.
방문객들이 트로나의 석양을 담기 위해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트로나의 석양을 담기 위해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다.

트로나의 석양을 뒤로하고 한 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트로나의 석양을 뒤로하고 한 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트로나 피나클에 유일하게 있는 편의시설, 화장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트로나 피나클에 유일하게 있는 편의시설, 화장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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