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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세기의 사랑' LA서 만난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1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8/07/20 19:54

오수연 기자의 그림 읽기
'조각의 아버지' 로댕과
제자이자 연인 클로델
조각 작품 게티센터서
여름내 곧 공개할 듯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또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여기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누워 있습니다. 하지만 눈을 뜨면 모든 것이 변해 버립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더 이상 저를 속이지 말아 주세요."

한 여자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사랑하는 남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에 비해 편지를 받는 이는 왠지 '나쁜 남자'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편지를 쓴 사람은 천재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편지를 받는 이는 그녀의 연인이자 현대 조각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어귀스트 로댕이다. 둘의 관계는 복잡했다. 스승과 제자였고 작가와 모델이었으며 또한 연인이었다.

편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둘 사이는 관계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연인 사이에서는 항상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인 것처럼 카미유도 그랬던 것 같다. 처음 로댕을 만났을 때 클로델은 어렸다. 20살. 그에 비해 로댕은 43세였다. 유부남이었고 여성 편력도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로댕 역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남아있는 그녀의 사진을 보면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를 연상시킬 정도로 미모가 빼어나다. 게다가 뛰어난 재능까지 갖춘 그녀를 로댕 역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로댕은 카미유를 만나면서 '사랑'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유명한 '입맞춤', '영원한 우상', '아이리스, 신들의 전령' 등 에로틱한 작품들이 그 시기에 탄생했다.

카미유는 로댕의 열정을 깨웠지만 결코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 그녀는 로댕과 헤어진 후에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렇게 30년간을 정신병원에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서로를 사랑했고 서로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두 천재 작가의 작품을 LA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곧 찾아온다. 게티센터 측은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을 동시에 구매, 올 여름내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작품은 정해졌다. 로뎅과 클로델이 사랑을 나누던 시기(1883~1898년)에 제작된 것이다. 로댕의 작품은 1886년에 제작한 '세례 요한의 흉상(Bust of John the Baptist)'이다. 청동조각이다. 로댕의 세례 요한의 흉상은 그의 생애 동안 단 5점을 만들었는데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그 중에서도 다른 4개와는 구별된다. 받침이 없고 다른 작품에 비해 체스트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카미유의 작품은 '웅크린 여인(Torso of a Crouching Woman·1884~1885년)'이다. 게티가 소장 중인 카미유의 첫 작품이다. 클로델의 작품은 LA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두 사람의 치열했던 사랑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나란히 볼 날을 기대하며 올 여름 게티 방문 계획을 세워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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