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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웨이 리서치 '십일조' 여론조사…"십일조는 헌금 아닌 일종의 기부 행위"

교인 절반 이상 낸 경험 있어
헌금의 쓰임새 범위 넓게 인식
이행 갈등 있지만 중요해
전자 헌금 등 방식 다양화
십일조 설교는 여전히 예민
"헌금 강요하는 듯한 느낌"


성경에 언급돼있는 십일조(tithe)는 재산이나 소득의 1/10을 신에게 바치는 구약 시대의 관습이다. 이는 명목상 종교적 관습이지만 십일조는 당시 이웃을 돕거나 신의 일을 담당하는 사제, 레위 족속 등에게 쓰였다. 오늘날 십일조에 대한 관습은 각 교회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십일조가 의무인지 아닌지, 1/10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까지 있다. 최근 유명 여론 조사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는 십일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교인들이 생각하는 십일조의 기부 범위는 교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십일조는 반드시 교회에 해야 할까.

라이프웨이리서치에 따르면 오늘날 대다수의 기독교인은 십일조를 성경의 명령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십일조가 반드시 교회에만 쓰여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교인의 절반 가량(79%·중복응답 가능)은 십일조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외에 "다른 교회 및 도움이 필요한 개인들에게 쓰일 수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기독교 기관이 아닌 일반 기관에도 십일조를 낼 수 있다"(18%)는 응답도 있었다.

이는 십일조의 쓰임새에 대한 인식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것으로 분석된다.

라이프웨이리서치 스콧 맥도넬 디렉터는 "십일조는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너그러움에 대한 또 다른 용어일 뿐"이라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십일조를 일종의 '기부 행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십일조를 지키려는 인식은 오히려 목회자보다 교인들 사이에서 더 강했다.

성경에서 언급하는 십일조에 대한 명령이 오늘날에도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교인 10명 중 8명(83%)은 "그렇다"고 답했. 이러한 인식은 목회자(72%)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대신 목회자의 소속 교파별로 십일조에 대한 견해는 조금씩 달랐다. 오순절 계열(94%), 성결교(91%), 감리교(88%)에 소속된 목회자들은 "십일조의 원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고 인식했으며, 반면 장로교 및 개혁교단(54%), 루터교(56%), 침례교(77%)에 소속된 목회자들의 응답 비율은 낮았다.

그렇다면 교인들은 십일조를 잘 이행하고 있을까. 교회를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인 2명 중 1명(54%)은 "소득의 10%를 십일조로 교회에 내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십일조를 내 본 교인들 중에 정기적으로 십일조 생활을 지키고 있다는 교인은 5명 중 1명(20%)에 그쳤다.

맥도넬 디렉터는 "심지어 십일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사람들도 십일조에 대한 이행은 매우 중요한 기부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특히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인들은 십일조 생활을 지키는 것에 대해 갈등하면서도 십일조의 중요성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십일조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오늘날 세전, 세후 계산에 따라서도 의미는 달라졌다.

우선 목회자들의 절반 이상(56%)은 "총수입(groos income)의 10%가 십일조"라고 응답했다. 쉽게 말해 소득세나 그 외 비용을 내기 전에 용어 그대로 총수입에서 1/10을 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소득세 등을 제외한 순소득(net income)에서 10%가 십일조"라고 답한 목회자는 17% 였다.

그외 '액수와 관련없이 기부를 위해 정기적으로 수입의 일부를 떼는 행위(11%)' '액수와 관련없이 어떤 것으로든 실제 기부를 하는 행위(7%)'가 십일조라고 정의한 목사들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십일조를 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십일조를 내는 방식에 대한 질문(중복응답 가능)에는 '수표(체크)로 낸다(59%)'가 가장 많았다. '현금으로 낸다(50%)'는 답변은 두번째였다. 이어 '교회 웹사이트의 전자 헌금(11%)' '개인 송금(5%)' '우편으로(3%)' '자동 이체(3%)' 등도 눈에 띄었다.

라이프웨이리서치 보고서에는 "아직도 헌금 바구니에 현금이나 체크를 집어 넣는 전통적인 방식은 예배의 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것 같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헌금을 내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그런 식의 헌금 방법은 거룩하게 인식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십일조 관련 설교는 교인들에게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목회자가 교인에게 헌금을 강요하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다는 오해 때문이다. 하지만 목회자 3명중 2명(31%)은 "지난 1년 사이 적어도 한번 이상의 십일조 관련 설교를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라이프웨이리서치센터는 미국내 성인 1010명(18세 이상), 목회자 1000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뢰도(오차범위 ±3.2%)는 95%다.


십일조 예화 잘못된 것 많아
대표적으로 '록펠러' 이야기


십일조는 돈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거나 의도성을 가진 설교 때문에 '헌금 강요'라는 오해가 종종 생기곤 한다.

이때문에 십일조를 근거로 복을 기원하는 것을 목적 삼는 신앙(기복신앙), 십일조 폐지론, 십일조에 대한 잘못된 예화들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한 예로 십일조 하면 단골 예화로 등장했던 석유왕 록펠러의 이야기가 그렇다. 어려울 때 십일조를 했더니 엄청난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는 훗날 록펠러가 불법 독과점, 주가 조작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는 행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십일조 예화에 오용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심지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록펠러가) 얼마나 선행을 했든 재산을 쌓기 위해 저지른 악행은 절대 갚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하지만 교계 관계자들은 "십일조를 축복의 도구로만 설명하거나 근거없이 헌금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올바르고 성경적인 헌금 생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건 기독교인으로서 합당한 자세"라고 전했다.

합동신학대학원 이승구 교수는 '헌금에 대한 성경 신학적 이해'라는 글에서 "(헌금은) 돈만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 재산, 건강, 삶을 살아가는 모든 힘 등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며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며 "그것을 우리만 받아 누리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웃과 함께 나누며 함께 받아 누리는 일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진정 헌금을 한 사람의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헌금을 내는 것 뿐 아니라 쓰이는 것 역시 중요함을 강조하며 ▶교회 건물을 치장하고 유지하는데 될수록 적은 돈을 들이도록 노력할 것 ▶교회로서 마땅히 해야 할 구제, 선교, 교육 등에 중점을 둘 것 ▶교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을 잘 선정하여 그들의 삶을 지지하도록 써야 할 것 등을 조언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은 여러 성경적 의미가 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어떤 대가나 복, 하나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내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복음에 반응하는 기쁨과 기꺼이 자발적으로 하는 행위"라며 "이런 십일조를 오늘날 일부 교회나 목회자들이 오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교인들은 헌금을 낸 것에 끝나지 말고 그것이 성경적으로 올바르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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