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파워' 힘겨운 쟁취의 역사, 예술에 담았다
브로드 뮤지엄 기획전 개막
1963~1983년 흑인 삶 대변
작가 60여명 작품 모아 전시
브로드 뮤지엄이 흑인 역사의 중요성을 규명하고 기리기 위해 마련한 이 전시회에는 미국에서 블랙 파워가 형성된 1963년부터 1983년까지 활동한 흑인 작가 60여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바클리 핸드릭스(Barkley Hendricks), 알마 토머스( Alma Thomas), 찰스 화이트(Charles White), 윌리엄 T. 윌리엄스(William T. Williams), 마틴 퓨리어(Martin Puryear), 베티 사(Betye Saar) 등 대표적 흑인계 아티스트와 흑인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시기적으로 1963년부터 1983년의 기간은 미국에서 블랙 파워가 형성되던 시기. 흑인 커뮤니티의 대표적 무장조직이었던 블랙 팬서 파티(Black Panther Party)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다.
검은 표범이라는 뜻의 블랙 팬서(Black Panther)는 '흑인의 강인함과 존엄성을 표현하는 데 표범이 가장 적합하다'는 멤버들의 주장으로 이름지어졌다. 이 단체가 결성된 것은 블랙 파워를 지원하고 흑인들의 자기 방어를 주장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활동하며 당시의 블랙 파워 운동과 미국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여 유명해진 이 단체는 지금까지도 흑인 커뮤니티 파워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가 되어있다.
이 시기 미국에서는 흑인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와 말콤 X가 사망하며 블랙 커뮤니티에 인권은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는 자각이 뜨겁게 불타올랐으며 예술인들은 자신의 예술을 통해 이를 표현했다.
블랙 팬서 등의 활동을 강압적으로 눌렀던 FBI 등 공권력에 대한 저항 의식도 예술인들의 자아를 일깨우고 훌륭한 작품을 창작케 하는 큰 촉진제가 됐다.
이번에 브로드 뮤지엄에 전시된 작품 속에는 바로 이런 블랙 커뮤니티 작가들의 민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독립심, 정의를 향한 열망, 인격에 상처받지 않으려는 투쟁 의식이 모두 반영돼 있어 예술 작품을 뛰어넘는 감동이 느껴진다.
브로드 뮤지엄은 전시회 기간 중 심포지엄과 음악회 등 다양한 부수 행사를 연다.
전시회 개막일인 23일에는 심포지엄이 열렸고 오는 6월1일에는 팝 음악계의 거성 퀸시 존스가 큐레이팅한 음악회가 열린다. 흑인 음악의 족적을 살필 수 있는 '재즈의 밤'(Jazz Nights)도 7월17일과 8월14일 두 차례 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미술 전시회라고 하기보다 흑인 커뮤니티라는 미국 속 마이너리티가 어떠한 힘겨운 과정을 겪어오며 현재의 위치에 다다랐는지 그 발자취를 돌아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역사적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매우 철학적이고 교육적이다. 전시회는 9월1일까지 계속된다.
브로드 뮤지엄은 입장료를 받지 않지만 이번 기획전은 특별 전시회로 일반 18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18세 이상 학생은 12달러. 17세 이하는 무료.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는 무료다.
브로드 뮤지엄은 쾌적한 작품 감상을 위해 관람객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입장권을 원하는 날과 시간대 별로 구분해 판매한다. 표는 웹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현장 구입도 가능하다.
▶주소: 221 S. Grand Ave. LA
▶ 문의: thebroad.org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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