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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미 대사관 옮긴 날 … 피로 물든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군 시위대에 총격
50여명 숨지고 2000여명 부상
2014년 이후 최악 유혈 사태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개관했지만 최악의 유혈 사태로 번졌다.

팔레스타인은 이날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가자지구 접경지역 등에서 3만5000명이 모여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4세 소년을 포함해 현지시간 오후 8시 현재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52명이 숨지고 2400명이 다쳤다. UN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사망자에 아동 8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 기지 등에 공습도 가했다. 2014년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양측 간 갈등이 시작된 이후 사상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날이라고 주요 언론들은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3월 30일부터 가자지구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고 이름 붙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달 반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40여 명이 숨지고 2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날 하루에만 이를 넘어서는 사상자가 나왔다. 팔레스타인 측은 "끔직한 학살을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고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도 이스라엘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예루살렘 남부 아르노나 지역에 있던 미 영사관을 대사관으로 바꾼 이날 개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영상을 통해 축하했다. 그는 트위터에 "이스라엘에 엄청난 날! 축하한다"고 올리며 개관식이 폭스뉴스에서 생중계 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분할되지 않는 수도"라고 화답했다.

미국의 대사관 이전에 이스라엘은 축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위대하게 만들었다"는 플래카드가 버스에까지 내걸리고 이스라엘 프로축구팀 '베이타르 예루살렘'은 구단 명칭을 '베이타르 트럼프 예루살렘'으로 바꿨다.

전날 열린 전야제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다른 나라도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86개국 중 개관식 초청에 응한 것은 33개국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예히야 신와르는 "순교자 100만 명을 보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다음 날인 15일을 팔레스타인 측은 '나크바(대재앙)의 날'로 정했다. 살던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 70만 명가량이 현재 주변국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이들은 언제가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집을 떠날 때 대문의 자물쇠를 뜯어 가져갔었다. 트럼프 정부의 대사관 이전 결정은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 속하지 않는 도시로 규정한 유엔 결의안과 배치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2국가 해법'도 타격을 받게 됐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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