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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맥케인을 추모하며

미국의 전쟁영웅이며 상·하원의원, 대통령 후보였던 죤 맥케인 상원의원이 2018년 8월 25일 82세를 일기로 아리조나 자택에서 영면하였다.

맥케인은 1936년 군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풍을 이어받아 1958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맥케인은 해군 함재기 조종사로 군복무를 시작하였다.

1967년 10월26일 월남전에 참전 중이던 31세의 맥케인은 스물 세 번째 폭격 임무를 띄고 하노이로 출격하였다. 그가 조종하는 A-4E 스카이호크 전폭기가 목표물인 열병합 발전소를 향하여 4천피트까지 급강하 했을 때 월맹군 대공포대에서 발사한 소련제 지대공 미사일 한발이 왼쪽 날개에 명중하였다. 기체는 나선을 그리며 수직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고 맥케인은 조종석 시트와 함께 사출(射出-튀어나감)되며 추락하는 기체에서 탈출하였다. 양팔과 오른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맥케인이 낙하산을 펼치고 하노이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트룩바크' 호수에 떨어졌을 때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하노이 시민들 수십 명이 헤엄쳐 달려들어 그를 물 밖으로 끌어내었다. 분노한 시민들과 군인들은 이미 중상을 입은 맥케인을 발길로 차고 총개머리판으로 어깨를 짓이기고 대검으로 찔러댔다. 만신창이가 된 맥케인은 '하노이 힐튼'이란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호아로' 포로수용소로 이송되었다.

맥케인은 그 후 5년6개월간 포로생활을 하였으며 그 중 2년간은 햇빛을 볼 수 없는 독방에서 지내야 했다. 포로생활 내내 끔찍한 고문이 계속되었으며 고통울 견디다 못한 그는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다.



나중에 맥케인의 부친이 미 태평양지역 해군사령관이란 것을 알게 된 월맹당국은 그를 조기석방시키려 하였으나 맥케인은 미군의 포로 행동 수칙에 따라 들어온 순서대로 나가겠다며 조기 석방을 끝내 거부했다.

파리 평화협정이 체결된 직후인 1973년 3월 맥케인은 5년6개월간의 포로생활을 마치고 석방되었다. 부상과 고문의 후유증으로 그는 평생 동안 다리를 절게 되었으며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릴 수 없어 머리를 빗을 때에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1981년 해군 대령으로 전역한 맥케인은 1982년 공화당 후보로 하원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됨으로써 정치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1986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그는 며칠 전 눈을 감을 때까지 6선 상원의원으로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해왔다.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 대선에 도전하였으나 부쉬와 오바마에게 각각 패배하였다.

군생활을 통해 몸에 배인 '의무' '명예' '용기' 등 그의 신조는 정치활동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는 국가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에는 당리 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국익을 먼저 생각하였으며 이러한 그의 태도는 종종 그가 소속된 공화당의 정책과 부딪힐 때가 많아 '매버릭' 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해 뇌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오바마케어를 무효화 시키기 위한 법안이 상원에 상정되자 병중의 80 노구를 이끌고 상원에 나타나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향하며(Thumbs down)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힘으로써 법안의 통과를 저지하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직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때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도움이 안되며 동맹관계를 해치는 행위'라고 병상에서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맥캐인의 죽음에 미국민은 물론 러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답지하고 있다. 미국의 건국이념과 전세계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몸바쳐 싸운 위대한 영웅 죤 맥케인 상원의원의 영전에 삼가 애도와 경의를 표한다.


채수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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