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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호떡·치킨 아시나요?

13개국 식당 271곳 김치 메뉴
김치, 찌개·볶음밥·전이 주류
현지 음식들과 창의적 융합
김치 곁들인 와플·나초·버거

‘김치 와플·김치 샌드위치·김치 버거…’

세계 곳곳의 현지 식당에서 옷을 갈아입은 한국 김치의 모습이다. 한국 정부 출연연구소인 세계김치연구소는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13개국 45개 도시 271개 레스토랑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 메뉴를 조사한 결과 총 63가지의 김치 요리가 나와 있으며, 현지 음식과 융합된 다양한 형태의 메뉴로 변신하고 있다고 29일(한국시간) 밝혔다. 대륙별 주요 레스토랑 평가 웹사이트인 옐프(www.yelp.com)와 조마토(www.zomato.com)·따중디앤핑(www.dianping.com) 등과, 이곳에서 소개하는 개별 레스토랑에서 판매 중인 김치 요리를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김치찌개·김치볶음밥·김치전과 같은 한국의 순수 토종 김치 메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찌개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이 51곳(18.8%)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김치볶음밥 50곳(18.5%), 김치전 47곳(17.3%) 순이었다.

현지 요리와 융합된 형태의 김치 메뉴는 덮밥(23곳, 8.5%)이 가장 많았으며, 이 밖에도 김치를 감자튀김(21곳, 7.7%), 샌드위치(12곳, 4.4%), 버거(9곳, 3.3%) 등에 응용해 판매하고 있었다. 일본 도쿄의 한 식당에서는 김칫국물로 육수를 낸 샤부샤부를, 중국 푸젠(福建)성의 항구도시 샤먼(廈門)에서도 김칫국물로 맛을 낸 후어궈를 내놨다. 뉴욕의 멕시칸·코리안 레스토랑에서는 김치 수프를, 호주 시드니의 한 브런치 카페에서는 김치를 넣은 와플도 팔고 있다. 이 외에도 덴마크 코펜하겐의 김치 호떡, 휴스턴의 김치 치킨과 김치 샐러드 등 이색 메뉴들이 많았다.



김치를 마요네즈·아이올리·스리라차 등의 현지 소스와 결합해 토핑으로 활용하는 곳도 있었다. 아이올리는 마늘과 올리브유로 만든 지중해 소스이고, 스리라차는 태국의 매운 칠리소스다. 시카고의 한 식당은 나초에 올리는 토핑으로 김치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39곳의 레스토랑에서 김치 자체를 별도의 메뉴로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김치 와플처럼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시도는 현지인들이 김치에 대한 고정 관념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맵고 냄새가 강해 외국인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은 김치가 글로벌 음식으로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세계김치연구소는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악과 한국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김치와 같은 한국 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덕분에 올 3월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한국인의 장수 비결로 소개하고, 미국 유명 푸드 인터넷 매체인 이터(Eater.com)는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을 “더는 뜨고 있는 음식이 아니라 미국에 자리 잡은 음식”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여러 해외매체가 김치를 건강·미용 식품으로 보도하면서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김치는 그 자체가 토종이면서도 세계화된 음식이기도 하다.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동북 아시아권에 존재하던 고대의 절임 채소가 한반도로 유입된 후 여러 문화와 어우러져 오늘날 김치라는 독특한 식문화로 발달하게 됐다. 특히 김치의 주재료 중 하나인 고추는 임진왜란 전후 남아메리카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당시 서민들이 값싼 채소였던 외래 산 고추를 비싼 소금 대신 사용하면서 훨씬 맛있고 기능성이 좋아진 김치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또 배추김치에 쓰는 통배추도 18세기 말 중국 동북지방에서 한반도로 전해졌다.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김치를 응용한 다양한 메뉴를 확인했으며, 이는 김치 세계화에 긍정적 신호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김치의 현지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식문화를 접목해 보다 전략적으로 김치를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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