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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예수, 삼위일체를 선포하시다<1>

차재승 / 뉴브런스윅신학대학원 교수

지난 칼럼에서 '사람의 아들 예수'를 다루면서 '예수와 함께 신학 하기'를 해보았다. 사람의 아들이라는 용어는 ①예수님 자신이 신비한 존재라는 것과 ②기독교의 하나님이 '낮추어 찾아오시는, 역사 속에서 역사를 넘어서는, 인간의 한계를 잘 알고 계시는 연민과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함께 드러낸다.

그런데 '예수의 삼위일체 사상'은 또 다른 점에서 특이하다. 자신이 포함된 삼위하나님을 예수님 자신이 선포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잘 살펴보면 ①삼위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②삼위하나님 가운데 한 분만이 선포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결국은 선포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함께 드러낸다. '사람의 아들'이 자신에 관한 것인데 하나님을 동시에 드러낸다면, '그리스도의 삼위일체사상'은 삼위하나님에 관한 것이지만 자신을 동시에 선포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선포되는, 선포하는 자(proclaimed proclaimer)이다.

삼위일체라는 용어는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2세기에 안티옥의 데오필리우스가, 2~3세기에 터툴리안이 사용한 신학적 용어이다. 그리고 본질(essence)은 하나이지만 인격(위격.person)은 셋이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결국 신학자들이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플라톤주의자인 플로티누스의 영향도 받았고, 수많은 이단 논쟁을 통해서 서서히 형성된 '신학적 내용'이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삼위일체 사상이 성경적인가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회의하거나 의심한다.

그런데, 삼위일체 사상은 신적 존재가 한 분이라는 유대교의 유일신(monotheism) 사상과도 다르고, 여러 신을 믿는 헬라의 다신(polytheism) 사상과도 다르며, 여러 신들을 인정하고 그 가운데 자신들의 신을 믿고 섬기는 힌두교의 단일.택일신론(henotheism)과도 다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삼위일체 사상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인간의 문화와 철학 속에 등장하는 여러 종류의 사상들을 다 모으고 합치면 삼위일체 사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신학교 학생들에게 그림이나 상징으로 삼위하나님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하나의 실체'를 그린다. 예를 들어서 나무의 뿌리, 줄기, 열매 등. 이들은 세 부분이 모두 합쳐져야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존재가 되거나 한 실체의 세 면을 나타내기 때문에, '한 하나님이면서 동시에 각각 고유하고 동등한 인격을 가진 삼위하나님'을 올바로 표현할 수 없다. 한국계 미국 신학자 이정용은 음양의 상징으로 삼위일체를 표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음양이란 상호의존적인 두 측면을 표현할 뿐이다. 즉 음이 없으면 양이 불가능하고 양이 없으면 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삼위하나님의 연합과 구분을 상징할 수는 있지만, 세 인격 각각의 완전성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간이 상상하는 그 어떤 그림·비유·상징으로도 삼위하나님을 올바로 표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삼위일체 신학은 어디서 왔는가? 신비하게도 예수께서 삼위일체 사상의 단초를 주시고 선포하셨다. 예수는 자신이 성부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공관복음에서 나타내셨고(눅10:22, 마11:27), 심지어 성부하나님이 자신을 영화롭게 한다고까지 주장했다(요17:1). 그리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실 때 성령께 의존하셨고(막1:12, 눅10:21), 다른 한편으로는, 성령을 또 다른 보혜사(요14:16)라고 하면서 자신과 동일시 했을 뿐만 아니라, 오순절 사건을 성부가 성자의 이름으로 성령을 보내시는(요14:26) 사건으로 미리 해석하셨다. 즉 예수 스스로, 삼위하나님이 어떻게 연합되면서, 또한 동시에 서로 구분되고 상호의존적인지를 드러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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