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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자유와 사랑⑦

칼빈의 자유사상 <2>

칼빈은 자유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첫째 부분은 예수께서 죄와 양심으로부터 우리를 자유하게 하셨다. 둘째, 이렇게 자유된 자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화의 과정 속에 살아가는데 칼빈은 바로 이것을 "자유"라고 규정한다. 셋째 부분은 도덕적 가치와 무관한 일반적인 자유-아디아포라이다. 지난 칼럼에서 첫 번째 부분을 다루었고, 이번 칼럼에서는 자유의 두 번째 부분을 다루겠다.

자유의 둘째 부분은 성화와 연관이 있고 첫 번째 자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우리가 양심과 죄와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즐겨 순종한다. 루터가 기독인의 자유에서, 우리는 모든 것에 다시 즐겨 종이 된다는 것을 주장한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칼빈은 바로 이런 순종과 다시 노예됨을 '자유'라고 선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개혁신앙의 깊은 신비이다. 종들은 율법이 지시하는 일들을 매일매일 준수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하고서도 만약 일을 온전히 다 완수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여기지만, 자녀들은 비록 일을 다 완수하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잘 알기 때문에 기쁨으로, 즐겨 순종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노예의 신분으로부터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자녀의 신분으로 바뀐 자가 가지는 자유함과 특권과 책임은 요한복음 8장과 로마서.갈라디아서에 잘 드러나 있다. 기독교인은 전 생애에 걸쳐서 이 자유를 누리고 살아가는데, 이것을 성화라고 부른다.

칼빈에게서 성화란, 한편으로는 자유를 완전히 소유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믿음으로 의롭게 되어서 죄의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죄가 여전히 우리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칼빈은 성화라는 단어보다는 '회개(repentance)'라는 단어를 성화의 의미로 더 즐겨 사용하는데 회개는 두 부분 즉 죽임(mortification)과 살아남(vivification)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옛 사람이 죽고 우리의 새사람으로 살아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성화의 과정은 우리의 전 인생을 걸쳐서 지속적으로 때로는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

그러나 성화란 믿음 이후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믿음으로부터 일어난다. 즉 칭의와 성화가 구분되지만 분리되지 않는 것이다(distinctio sed non separatio, 기독교강요 3.11.11). 성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칭의과 구분되고, 따라서 우리는 자유를 완전히 다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동시에 칭의와 성화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 안에서 이루는 은총이라는 점에는, 성화는 칭의로부터 나오며 칭의와 결코 분리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우리가 칭의와 성화를 구분하기는 하지만 결코 분리시킬 수 없는 이유는 예수께서 이 둘 다 자신 안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리스도는 결코 둘로 나뉘어 질 수 없는 한 분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거룩함에 참여함이 없는 그 어느 누구도 예수께서 의롭게 하시지 않는다. 이 신비를 칼빈은 '이중 은총(duplex gratia)'이라고 불렀다.(기독교강요 3.11.1) 우리는 이미 자유되었지만 여전히 자유하는 과정 속에 살아간다.

놀랍게도 칼빈은 칭의 뿐만 아니라 성화를 통한 지속적인 변화를, 루터처럼 모든 것에 노예가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유'라고 보았다. 우리는 이미 자유된 자이지만 그 자유됨을 자유함으로 누리는 자들 즉, 매일의 일상 속에서 점점 더 즐겨 하나님께 순종하고 가까이 가는 자들이다. 즐겨 순종할 자유, 가난할 자유, 섬기며 희생할 자유는 기독교가 드러내고 선포하는 신비스러운 자유함이며, 앞서서 언급한 자유의 4가지 요소 중에 두번째 사회적인 면이 어떻게 개인적인 자유와 조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다음 칼럼에서 자유의 세 번째 부분을 다루겠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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