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가 전하는 고전음악, '알레그로 콘 브리오'
최진훈 내과 전문의 신간 출간
"진정한 기쁨은 고통과 인내에서"
30년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지휘
이미 건강에 대한 칼럼 기고문을 모아 수필집 '벽을 향한 소리'(2004년)와 고전 교회 음악에 대한 수필집 '산을 향해 눈을 뜨니'(2016년)를 출판한 그가 이번에 다룬 이야기는 30년 동안 뉴욕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으로서 무대에 올린 350여 곡 중에서 추려 낸 40곡에 대한 이야기다.
알레그로 콘 브리오는 고전 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한글로는 '빠른 템포로, 활기 있고, 생기 있게, 열렬하게' 정도로 번역 되지만 최씨는 저서에서 알레그로 콘 브리오의 '생기'는 그저 기쁨을 표현하기 위한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베토벤과 모짜르트가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많이 쓰지만 결코 그 자신이 기뻐서 '생기있게'라는 표현을 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들의 음악에는 우중충한 단조도 많이 쓰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들이 말하는 생기와 기쁨은 자신의 인생에서 느낀 인내.고통.고뇌에 대한 것으로, 그 어려움을 넘어 섰을 때 느끼는 환희와 기쁨을 표현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역시도 "인생의 기쁨은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고통과 인내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최씨는 "그 비장한 기쁨을 너무 빠르지 않으면서도 격동감 있는 속도로 몰아치듯 표현하는 재미가 있어" 알레그로 콘 브리오가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이번 저서에서 최씨는 직접 공부하고 단원들과 연습하고 지휘자로서 궁리하며 무대에 올렸던 음악들을 소개했다.
"지휘자는 곡 뿐만 아니라 역사적 배경까지 완전히 이해해야 공연에 올리고자 하는 음악을 분해해서 다시 짜 맞출 수 있는 것"이라는 최씨는 고전 음악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가미해 친절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특정 음악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도 하며 딱딱할 수도 있는 고전 음악 이야기를 쉬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최씨는 1973년 미국에 도착한 이후 의료계에 재직하면서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계속 해 왔다. 전문의 개업 후 명문 음대 줄리어드에 진학해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한 그는 1987년 이래 뉴욕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활동했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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