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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너를 기억할게

붉게 물든 순간 흰 소리를 듣는다

헤어짐의 올가미는 너무 버거웠어

깊이 잠긴 어둠 속에서도 뜬금없이

들려오는 나를 부르는 너의 울음소리



뒤척임 없이 벌떡 일어난단다



하나의 씨앗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너와 나의 삶은 같은 방향으로 똑같은 목적으로

달려가고 있었던 것

마지막 고통은 너만의 고통이 아니었어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차창에 나란히 얼룩진 빗방울 자국 위에도

너의 귀여운 모습이 겹친다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한

고통 속으로 함께 걸어들어 가던 죄

생명을 이어가는 투쟁 앞에서 뛰는 가슴

그 욕망에 눈을 외면하던 찰라를



울음은 생과 사의 시작이란다

아름다운 인연을 안겨준 사랑의 나날

잘금 잘금 뿌리는 빗방울이 너를 닮아 간다

산울림 같은 온기 없는 메아리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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