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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교협 회장, 영광인가 십자가인가?

이종철 / 아멘넷 대표
이종철 / 아멘넷 대표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0/19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10/18 17:41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정기총회가 오는 21일 열린다. 이변이 없으면 부회장 양민석 목사가 46대 회장에 추대된다. 교협 회장은 어떤 자세를 가지느냐에 따라 넓은 영광의 길을 갈 수도 있고, 좁은 십자가의 길을 갈 수도 있다.

뉴욕교협은 뉴욕의 한인교회들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교회들이 많지 않았던 46년 전에 교계의 선배들은 연합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후 한인이민이 늘며 교회들은 급속도로 늘어났고 한 때 600여 교회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이제 한인교회들의 외형은 정체기를 지나 쇠퇴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교회들의 연합체인 교협 연합활동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교협 모임과 할렐루야대회 같은 연합집회에 참가하는 인원들이 급속도로 줄고 있으며, 회원 교회들의 교협에 대한 지원금도 계속 줄고 있다. 이러한 때에 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더욱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앞선 선배들은 교협 회장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질까? 지금은 고개를 흔드는 사람도 많이 나타났지만, 교협의 초기 목사들에게는 "뉴욕교계는 미주에서 가장 연합 사업이 잘 되는 곳"이라는 긍지가 있다. 그런 가운데 취임식 등에서 전임 회장들을 중심으로 말한 신임 회장에 대한 권면의 발언들을 모아 보았다.

교협과 교회의 위상을 높이며, 덕으로 교협을 이끌며, 바르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며, 80%의 어려운 교회를 소외시키지 말고 도우며, 소통을 잘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며, 섬기는 자세로 충성하며, 허세보다는 실제적인 조직을 운영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며, 겸손히 책임을 잘 감당하며, 진리를 사수하며, 비난과 분쟁과 다툼이 없는 교협을 이끌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더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라는 내용들이었다.

현역 목사들은 교협 회장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가? 무엇보다 인격적인 회장을 원한다. 많은 일을 하기 보다는 바른 길을 가기 원한다. 목회의 환경이 어려워 진 점도 있지만, 여러 지표에서 뉴욕교계 연합활동에 대한 무관심 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너희끼리 하라는 것이고, 나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회장이 한국행 비행기를 얼마나 타는지, 투명하게 재정을 운영하는지, 회장 취임 전과 후가 똑같은 겸손한 회장인지, 정말 교계를 위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회장인지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안다.

이런 가운데 양민석 목사는 46회기의 방향을 'Together(함께)'와 'Connection(연결)'이라는 개념아래 5가지로 소개했다. 첫째, 연합을 위해 많은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소외된 회원들이 적극 동참하도록 한다. 둘째, 1세와 2세가 함께 연합하는 장들을 마련한다. 셋째, 대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교계가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넷째, 목사회와 연계하여 목회자의 권익과 각 교회를 보호한다. 다섯째, 개교회들의 활성화와 성장을 돕도록 노력한다 등이다. 사실 1년의 짧은 임기 동안 큰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이겠지만, 46회기 방향성에는 교협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서부터 시대적인 고민들이 다 담겨있어 교계의 평이 좋다.

뉴욕교협은 무엇보다 위기감을 느끼고 선거나 공허한 행사 등 비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3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틀 가운데 진행되는 연합사업, 교회가 아니라 교협을 위한다는 오해를 받는 교협의 주 사업들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독교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데 많은 인원과 재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쓰임 받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매년마다 바로 그 사람이 교협의 신임 회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뉴욕교계의 간절한 기도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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