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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이민자와 독서

독서는 평생교육의 가장 좋은 수단이다. 조국을 떠나 외로운 타국생활 적응에 고독과 갈등을 느낄 때, 살기위해 부단히 일하며 눈코뜰새없이 쫓기는 바쁜 여정일지라도, 이젠 학업을 마치고 직장도 얻고 살집을 마련하여 안정되고 여유가 생겼다 할지라도, 빠른 시일에 남부럽지 않는 사회적 지위와 부를 축적했는데도 뭔가 아쉬움에 헤매일 때 책을 잡고 조용히 읽어 내려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가 아닌 다른 실존과의 대화로 속이 후련해질 것이다.



이민자는 독서를 해야한다. 독서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와 있는지, 내가 왜 미국에 와서 사는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질문하게 되고 해답을 얻는다. 우리는 미국에 그냥 와서 사는 게 아니다. 이 땅에서 살아야 할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모르고 살았던 것을 깨우쳐 준다. 바쁘면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나, 커피 브레이크 짧은 시간에도, 잠들기 전 조용한 시간에도 책을 잡아라. 책을 읽으면 나 아닌 다른 나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습관적으로 많이 하던 말도 줄어들고 , 내 것만 옳다고 주장하던 버릇이 남의 이야기를 귀중하게 듣는 것으로 변하게 된다.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의 선택이 아닐가 한다. 좋은 분들의 추천을 참고하라. 가능한한 베스트 셀러를 읽는 것이 좋다. 나의 취미와 전공과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유익하다. 한쪽만 편향되어 읽는 것보다 넓게 세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좋다. 미국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 전통과 언어가 어울려 사는 다인종국가이기 때문에 다양성가운데 일치를추구하는 복합문화적 현대사회의 가치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좋은 서적은 읽고 메모해서 여러번 읽음으로 마음의 양식으로 삼는 것이 좋다.



필자는 5년동안 개신교수도원에서 하는 렉시오 디비나(Holy Reading) 클라스를 통해 기독교 고전을 지속적으로 읽고 있다. 수도원의 전통가운데 성경이나 성현들의 책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는 렉시오디비나 클라스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독서의 가장 큰 유익은 시공을 초월해서 마음대로 대화의 상대를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감히 만나볼 수 없는 분과 독대할 수 있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이런 특권을 맘대로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고전, 특별히 기독교 고전을 추천하고 싶다. 렉시오디비나 클라스에서는 한 달에 한권씩 주로 기독교고전을 선정하여 10명의 회원들이 읽고 오는데 매번 한, 두분이 내용요약과 토론의제를 프린트하여 발표하고 제시하면 다 같이 읽고 듣고 저자의 사상과 배울점과 문제점 또는 나의 인격과 사역에 주는 영향에 대해 두시간 동안 왕성한 토론이 이어진다. 그동안 읽었던 책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지옥편과 천국편),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토마스 아퀴나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머튼의 씨앗,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헨리 나우웬의 영성, 아담, 집으로 가는 길, 본훼퍼의 옥중서신, 성도의 공동생활, 나를 따르라,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임어당의 이교도에서 기독교인으로, 윤동주의 시선(詩選)등 5년간 50여권의 책을 읽었다. 좋은 책 한권 한권 읽을 때마다 깊은 감동에 빠지곤 한다. 저자와의 만남 또한 회원들의 다양한 관점과의 만남은 시야를 넓혀주고, 마음을 기쁘게 하고, 사고의 깊이를 더해 주었으며, 광대한 우주에서 미물에 불과한 자로서 자신의 비천함을 배우게 해주었다. 톨스토이는 "독서를 위해 시간을 내면 지혜를 얻는다"고 말했다. 미국에 사는 코리언 디아스포라들은 일하며 책을 읽고, 지혜를 얻어 세상에 보다 공헌하는 인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 에스더 / 목사·개신교수도원수도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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