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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MRI도 놓치는 간 질환, 조직 검사가 가장 명확

간 조직 검사의 목적



DNA 증식도가 높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가운데 ALT 수치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된 경우가 많다. ALT 수치는 그리 높지 않지만 조직 검사가 비정상인 경우 치료를 추천할 수 있다 하더라도, ALT 수치가 정상인 환자들은 어떻게 진단할까? 이런 경우에는 간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ALT 수치가 정상인 환자들 가운데 30% 이상은 간에 염증이나 섬유화 현상이 진행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간의 상태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간 조직 검사이다. 물론 모든 B형 간염 보균자에게 조직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간염 진단은 조직 검사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개 DNA, 혈청학적 검사와 ALT 수치를 이용하여 임상학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진단이 애매하거나 간 조직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를 결정하는 데 꼭 필요하다면 조직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간 조직 검사는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간의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외에 다른 원인에서 비롯한 간 질환을 진단할 때에도 필요하다. 간의 조직을 보면, 알코올성·혈색소증(체내에 철분 과잉 흡수, 저장되는 유전 질환)·PBC(원발성 담즙성 간 경변) 등 여러 대사 질환들의 고유한 특징을 알 수 있으므로 환자가 지닌 간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매우 요긴하다. 때에 따라서는 악성 종양의 감별이 필요할 경우 조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간 조직 검사는 간에 가느다란 바늘 총을 이용하여 간 조직 일부를 직경 1.2~2밀리미터, 길이 1~3센티미터 정도 채취하여 시행한다. 시행 후 며칠이 지나면 간에 자국도 남지 않는 안전한 검사이지만 드물게(0.06~0.32%)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혈흉·혈복강·간내출혈·감염·다른 장기(신장이나 대장 등) 손상 및 혈담즙증 등이 있다. 미리 초음파로 확인해 둔 부위를 다시 초음파를 보면서 검사할 경우에는 안전도가 거의 100%이다.







MRI로 간 경변 진단?



“내 간 좀 확실하게 체크해 주세요” “간에 대한 검사는 다 해주세요”라든가 “간 초음파 말고 MRI 검사를 받고 싶어요” 등의 요청은 끊이지 않는다. 간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혈액검사 한 두 개 가지고도 쉽게 판단이 서는 경우가 있지만, 모든 종류의 혈액 검사·초음파·CT·MRI 그리고 간 조직 검사를 겸한 정밀 검진을 한 후에야 비로소 윤곽이 잡히는 경우도 심심찮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 기능 검사만으로 간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ALT 외에 간 기능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알부민 수치와 PT·PTT(혈액의 응고 작용을 알리는 검사)를 통해서도 심각한 간 손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간암의 지표라는 AFP 검사에서도 간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초음파·CT·MRI 등은 간의 구조와 조직에 대한 정보를 주지만, 이 역시 간 조직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알아볼 수는 없다. “CT(혹은 MRI) 검사를 해보니 나는 간 경변이 없다"라든가 “MRI로 간 경변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말들은 마치 이러한 검사가 간의 조직적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검사라는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증세가 심하면 초음파 검사로도 간 경변이 의심되고, MRI로 간 경변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럼 MRI 결과가 정상이면 간 경변은 없다는 말인가? 그건 반드시 그렇지 않다. MRI 결과가 정상인 환자들 가운데 간 조직 검사를 통해 간 경변이 확인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따라서 MRI 검사가 정상이라고 간 경변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간의 조직적 상태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검사는 간 조직 검사뿐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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