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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전화대화… 하루가 행복합니다

조성진 기자 jean@cktimes.net
조성진 기자 jean@cktimes.net

[토론토 중앙일보] 발행 2013/01/10  1면 기사입력 2013/01/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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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your words. Change your world."(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라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이토록 중요한 말은 특히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주고받을 때보다는 전화를 통해 주고받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첨단 정보통신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늘 전화수화기 저편에서 오는 말을 수시로 들으면서 동시에 말로 빚어진 정보를 끊임없이 보내며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전화 기본 예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과 상처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전화 때문에 분통을 터뜨린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그 심각성을 짐작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어느날 이준식(48, 미시사가)씨는 평상시 알고 지내던 사람 김00씨와 통화하려고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여러번 신호가 울려도 받지를 않자 발신은 자동음성녹음시스템으로 넘어갔다. 용건을 남기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회신이 없어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이씨는 김 00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따르르릉~~~” → ← “딸가닥, ...” 상대편이 수화기를 집어드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아무 응답이 없다. “여보세요? 김 00씨 댁인가요?” → ← “예”. “안녕하세요? 저는 이준식이라고 합니다. 오늘 저랑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는데 김 00씨가 댁에 계신가요?” → ← ”없는데요”. “김00씨가 어디 가셨는지 아십니까?” → ←”모르겠는데요”. “.....” → ← “....”. “그럼, 김 00씨 들어오시면..” → ← ”철커덕”(전화 끊는 소리). 위와 같이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전화응대를 받고 난 이씨는 그날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했을 뿐만 아니라 정작 아무 죄없는(?) 김 00씨에 대한 그동안의 좋았던 이미지가 땅에 곤두박질치는 잊지못할 경험이 있다. 사실 김 00씨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딱히 말할 처지도 못된다. 가족 구성원에게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전화받는 태도가 그토록 수준이하인가 하는 비난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김 00씨는 늘상 자주 보는 이준식씨 외에 잘 모르는 사람의 전화를 받을 때 무례한 언행을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그같은 일을 겪은 이준식씨는 다시는 김 00씨 집에 전화를 걸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또 다른 예를 들여다 보자. 최계숙(39, 피커링)씨는 몸이 안좋아 한국계 패밀리 닥터에게 전화를 돌렸다. 무려 1시간여 동안 버튼을 누른 끝에 통화 연결에 성공했다. 병세를 간단히 말하려고 입을 떼고 있는데 수화기를 통해 터져나온 “지금 바쁘거든요. 용건만 말하세요.”라는 상대편 리셉셔니스트의 쌀쌀맞은 말은 그녀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리셉셔니스트의 말은 그 자체로 틀린 말은 아닐텐데도 최계숙씨가 느낀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결국 불친절한 리셉셔니스트의 목소리도 얼굴도 보기 싫다는 생각으로 여러번 시도 끝에 훼밀리 닥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뒤집어 보면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도리어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대체로 아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경계를 뛰어넘어 적대감까지 갖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모르는 사람에 대한 적대감은 전화를 받을때 무례한 언행으로 가장 잘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익명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전화(물론 화상 통화는 지인 사이에 사용되기도 하지만)통화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심히 받으면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모르는 사람의 전화일수록 상냥하고 친절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 기본 전화예절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상황에서는 귀찮다는 듯이 전화를 받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주인의 목소리 톤이 약간만 높아도 금새 분위기 파악하고 꼬리를 내리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 인간이 목소리에 담긴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마음 상태를 알아채리지 못할까. 공동체에 불신의 골이 깊으면 깊을 수록 구성원간의 언어는 차가와지게 마련이다. 이를 거꾸로 놓고 생각하면 주고 받는 말들이 부드럽고 공손하면 할 수록 공동체의 신뢰는 쌓일 수 있다는 논리도 형성된다.

전화를 걸거나 받기 전에 먼저 웃어보자. 웃는 얼굴에서 나오는 말은 공손하고 친절해지기 때문이다. 웃을 일이 없다고 자학할 필요는 없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질 수 있다. 한인사회에 웃을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옆에 없으면 한시도 불안해서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휴대폰. 전화를 통해 따뜻한 소통과 정이 넘쳐흐르는 한인 공동체 사회를 그려본다. 휴대전화가 필수품이 되다시피한 이 시대를 사는 한인들에게 ‘스마트’한 통화에 앞서 ‘나이스’한 통화가 훨씬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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