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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통신] 과학자로 이끄는 씨앗들

2019년 3월28일, 중부 알래스카 초등학생들의 과학증진 대회(2019 Interior Alaska Science Fair)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약 4시간에 걸쳐 10여 명 학생들의 연구능력을 평가했다. 최종 심사 단계에서 등위를 매기는 평가이기 때문에 한 명씩 발표 내용을 듣고, 질문과 대답도 들었다. 평가 기준은 연구과제의 참신성, 독창성과 실용성이었다.

참가 학생들은 대부분 연구에 대한 가정이나 가설을 세워서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것은 과학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스스로 생각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에는 참가자들 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대회는 자연과학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6하원칙에 의거해 생각한 것을 정확히 설명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자연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록 만들어 준다. 알래스카 시골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학생들이 이런 과학경진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보면서 왜 미국이 과학분야를 선도하며 과학 선진국임을 알 것 같다.

연구수행은 진행형이다. 현재의 연구에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생각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심사위원으로서 뭐가 부족한지, 무엇을 더 원하는지를 유도하는 질문을 한다. 특히 현재의 연구수행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흥미와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심사위원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참고문헌을 최소 3개 이상 인용할 수 있도록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한다. 부모의 경험이 부족하면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그 근거를 기술하고 결과를 비교 검토하는 것이 대회 주최 기관의 의도다. 이번에 나온 인상적인 과제로는 ① 아보카도 씨를 어떻게 하면 빨리 발아시킬 수 있을까 ②여러 종류의 탄산음료에 멘토스(mentos)를 넣을 때 분출반응 시간의 차이 ③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속도 및 방법 ④우유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방법 ⑤스티로폼을 이용한 해난구조장비의 응용 ⑥풍화작용에 의한 토양종류의 비옥화 등이다. 모두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관심거리들이다.

평소 내가 지인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알래스카에서 배운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 초등학생 특히, 농어촌의 시골 초등학생들에 이를 가르치겠다는 꿈이다. 시골에는 학생들이 궁금한 것을 같이 생각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과학 소재가 주변에 늘려 있기 때문이다. 나는 흙을 만지며, 하늘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시골을 좋아한다. 그동안 사회에서 내가 받은 것을 환원하고자 하는 나의 바람이 이뤄어지기를 기도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 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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