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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 칼럼] 미주법인 생활 적응기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법인으로 옮겨 현지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한지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몇 번의 출장 경험과 대학원에서 'Visiting Scholar'로 1년을 보낸 경험이 있기는 하였으나, 막상 법인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현지와 한국의 일 하는 방법에 대한 상당한 시각 차이도 느끼곤 한다. 법인에 신임 주재원들이 부임하게 되면 나누어 주던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익숙했던 한국 환경과 미국 현지의 다른 상황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실수를 범했던 사례이다. 법인 생활 초기에 e메일을 통해 텍사스 고객사와 동부시간 2시로 방문 약속을 하고 법인장 및 주요 인력과 함께 오전에 현지로 이동을 했다. 머리 속에 오후 2시만 기억하고 있다 보니 미팅에 임박해서야 동부-텍사스간 1시간 시차가 있음을 깨닫고 부랴부랴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고객 미팅에 늦었던 경우가 있었다. 이론적으로 'Time Zone'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차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한국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막상 실전에서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로는 한국적 업무 방식과 현지 사고 방식이 달라 발생하는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단일화된 한국 회사의 인적 구성과는 달리 현지에서는 상이한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력들이 모여 업무를 진행한다.

지금도 내부 회의 또는 본사와 컨퍼런스 콜을 통해 특정 사안에 대해서 같이 모여 논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 내용 및 서로간에 챙기기로 한 일들에 대해 이해가 다른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한국적 사고에 기반하여 명확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과 개인별 'Job Description'에 정의된 업무를 요구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본인 업무가 아닌 부분까지도 알아서 챙기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슈로 생각이 든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는 회사 내 관련 부서, 고객, 협력사가 모두가 서울 주변으로 모여서 일하다 보니 'Face-to-Face' 미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일하는 절차 및 개인별 업무 분장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업무를 조정해가며 일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과 미국의 업무 방식의 차이를 스포츠에 비유하면 공격.수비 등의 정해진 포지션이 있으나 상황에 따라 전원 공격.수비를 마다 하지 않은 'Soccer'와 각자의 포지션과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 감독.코치의 작전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Football'과의 차이로 설명 할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한국말로는 '축구'로 번역 할 수 있겠으나, 공격팀에 속한 'American Football' 선수(영업)에게 수비(실행)까지도 챙겨달라고 요구한다면 어느 누구도 'make sense' 하지 않다고 할 텐데, 실제 업무 상황에서는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지난 10년 동안 한국 본사와 법인간 업무도 일부 개선되었고 상호 간의 이해도 일정 부분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한국적 사고를 강조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물리적·시공간적 제약이 존재하는 미국 환경에 대한 배움의 자세와 이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기업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KOCHAM 이사회사


모경주 / Samsung SDS America 부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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