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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게임중독과 100m 달리기를 할 수 없는 학교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 이용장애(Gaming Disorder)', 즉 게임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 표준분류기준(ICD)안을 지난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게임 산업 강국인 한국에서는 WHO의 발표가 톱뉴스로 다뤄졌다. 그만큼 게임이 보편화해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 종사자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중독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무섭다. 그 단어 앞에 도박·섹스·약물·알코올 등의 단어를 갖다 붙이면 그 결과는 상상 불가다.

게임 앞에 중독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질병이라는 결과를 내는 것은 아직은 어딘가 좀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데도 의학 전문가들은 "치료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된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 또한 존중해야 한다. WHO의 설명처럼 ▶게임을 절제할 수 없고 ▶게임에 우선순위를 두며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 세 가지가 함께 일어난 경우는 진짜 문제다.

게임은 육체적인 에너지 소모를 크게 필요로 하기보다는 정신적 에너지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 그러나 한자리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고, 밤새워 게임에 빠지면 유소년이나 청소년의 신체 건강을 해치게 된다. 특히 컴퓨터 앞에 너무 오래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행동은 시력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자라목이 되어 목 디스크 등 부작용이 수반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간단하게 설명하면 게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야외활동 시간을 함께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 활동이나 산책과 등산, 자전거 타기 등 스포츠 활동에 시간을 많이 확보해 청소년이 신체적 성장과 건전한 정신을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 환경을 넘어서는 야외활동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시선을 돌려 주변의 야외활동 인프라를 보자. 한국은 1996년 12월 12일 선진국 진입의 관문 격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지만, 공원과 체육시설만큼은 아직도 남부끄러운 수준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학의 체육시설은 미국의 명문 고교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초·중·고교의 학교체육시설은 더없이 열악하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 없는 학교가 태반이다.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체육시설을 둘러봐도 그렇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인구가 1000만 명이나 되지만 아이스링크가 10개도 되지 않는다.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100회 전국체전의 수영대회를 치를 수영장이 없어 인천에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도권보다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은 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소식을 접하고 나니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한국사회가 생존 수영교육을 좀 더 했더라면, 사고가 나더라도 희생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5년 전 세월호 참사 때도 있었던 지적이지만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임에 투입하는 시간은 갈수록 늘어나고, 야외 활동시간은 갈수록 부족하다. 우리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게임 산업도 살리고, 학교체육과 엘리트 체육도 살리는 정책 수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성백유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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