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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B형 간염 비활동성 보균자도 면역 약해지면 위험

감염의 여러가지 형태

최근 연구 조사에 의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주요 지표인 표면 항원HBsAg이 음성인데도 불구하고 B형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즉 항원은 없지만 바이러스 DNA가 있는 경우이다. 이것을 잠재 바이러스 감염(Occult infection) 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간암 환자들 가운데에도 B형 표면 항원은 없지만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가 종종 있다. 바이러스 보균자들 가운데 오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원의 양이 적어져서 항원 반응이 음성으로 나오는 이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의 혈액 검사 결과를 보면, 과거에 감염 여부를 말해 주는 B형 간염 바이러스 핵 항체가 양성인데 표면 항원과 표면 항체가 모두 음성인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은 B형 간염 바이러스 DNA 검사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e항원.e항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중심에는 핵 항원 외에 e항원과 바이러스 DNA 그리고 바이러스 DNA를 만들어 내는 DNA 폴리메라아제(DNA 중합 효소)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e항원은 바이러스의 양을 반영하며, 양성일 경우 감염성 또한 높다. 즉, e항원이 양성인 감염자의 바이러스 DNA 역가를 측정해 보면, 거의 다 1000만 copies/ml 이상의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렇게 e항원이 양성이면 e항체는 음성이다.


반면 e항원이 음성이고 e항체가 양성인 감염자들 중 많은 사람들은 DNA 역가가 1만 copies/ml 이하로 낮다. 다시 말해, e항체의 존재는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복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때로는 e항원이 음성이라도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복제되고 감염성 또한 높은 경우가 있다. 이때 감염자는 간염이나 간에 섬유화가 있을 수 있으며, 나중에는 오히려 바이러스 DNA 용량이 매우 높은 e항원 양성 반응자들보다 간 손상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연령과 감염 기간에 따라, 어떤 감염자(표면 항원 양성 반응자)는 e항원 양성 반응을 나타내며, 또 다른 감염자는 e항원 음성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e항원 양성 반응자들을 '활동성 보균자'라고 할 수 있다. 활동성 보균자라고 해서 모두 다 간염을 앓지는 않는다. 그러나 ALT 수치가 높이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면, 활동성 간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e항원이 음성이며 간에 손상이 없고 DNA 복제가 아주 적은 경우는 비활동성 보균자라고 할 수 있다.


26세 회사원 김씨의 예를 들어보자. 아마도 태어날 때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수직 감염되어 보균자가 되었을 김 씨는 e항원이 양성이며, 지난 3년 동안 DNA 역가를 측정해 본 결과, 억 단위(iu/ml)의 높은 수치를 보여 왔다. 반면, ALT 수치는 정상이며 다른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았다. 어머니가 현재 간경화로 고생하는 것과 너무 높은 DNA 역가 때문에 늘 걱정인 김 씨는 '혹시 내 간이 많은 손상을 입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왔다. 김 씨의 염려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DNA 역가가 높은 감염자들 중에는 ALT 수치가 정상이라도 간염 및 간경화를 앓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 벌써 간 조직에 손상(간염, 섬유화 등)이 있다면, 이는 당장 치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김 씨는 간 조직 검사를 받게 되었고 그 결과, 김 씨의 간 조직에는 별 염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DNA 역가가 높아도 아직 간에 큰 손상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활동성, 비활동성 보유는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유심히 관찰해 보는 일은 필수다. 실제로 바이러스의 증식도가 낮은 비활동성 보균자라 하더라도 다른 질환으로 인해 면역 결핍증이 생기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도가 상승하고 활동성 간염이 생길 수 있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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