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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할로윈의 역사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19/10/29  0면 기사입력 2019/10/28 15:43

이 세상에 귀신이 정말 있는 걸까. 사람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귀신이 진짜로 있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지금도 귀신을 진짜로 봤다는 사람을 가끔 만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귀신의 존재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도 꽤 많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진전된 귀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주장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이 ‘에너지 설’이다. 이 설에 의하면, 우리가 불에 타는 물체에 불을 붙여 보면, 그 물체가 다 타고나서도 열기는 당분간 남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에너지라는 존재이다. 따라서 생물이 죽으면서 남기는 에너지가 바로 혼령이라고 주장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이 에너지가 얼마나 단단하게 잘 조직되어 있는가에 따라 강한 혼령과 그렇지 못한 혼령으로 구별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 혼령의 무게를 계산해 보았다고 주장하는 영국의 학자도 있다. 그에 따르면 혼령의 무게는 21그램쯤 된다고 한다. 좌우간, 귀신이나 혼령은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존재가 아니어서 증명하기 곤란하므로 귀신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논란은 영원히 계속될 전망이다. 귀신의 존재를 홍보(?)라도 하듯이 가장 현대화되었다고 평가되는 미국에서도 귀신 놀이를 하니까 말이다. 귀신 놀이란 바로 핼러윈 축제를 말한다.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저녁에 열린다. 핼러윈의 유래는 옛날 영국 땅에 있던 켈트족의 풍습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켈트족이란 원래 영국 전역에 살던 사람들이었으나 로마인, 앵글로색슨인, 노르만인 등에게 쫓겨나서 지금은 웨일스와 아일랜드 일대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조상을 말한다. 켈트족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을 새해가 시작하는 날로 정했다. 그 새해가 시작되는 날의 전야제를 갖던 풍습이 바로 핼러윈이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여름이 끝나고 추수와 어둡고 추운 겨울이 시작된다는 뜻이고, 사람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켈트족은 믿었다.

즉, 새해 전날 밤에 살아있는 세계와 죽은 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들은 성스러운 모닥불을 피우고 다 같이 모여 동물 머리와 가죽으로 된 의상을 입고 굿판을 벌였다. 귀신의 탈을 쓰고 시끄럽게 했는데, 그 이유는 음침한 겨울에 혼령과 귀신이 많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괴롭히리라 생각하고 귀신의 모습과 비슷한 차림으로 왁자지껄하면서 모닥불을 피우면 악귀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풍습이 점차 다른 나라에도 전해졌으며, 아일랜드 사람들이 미국에 이민 오면서 핼러윈 축제도 자연스럽게 미국에 전래하였다.

핼러윈(Halloween)이라는 말은 켈트족에서 유래 된 것이 아니라, 기독교에서 유래되었다. 천주교에서 흔히 ‘All Saints’ Day’로 알려진 ‘만성절’을 ‘All Hallows’ Day’라고도 하는데, ‘Halloween’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 되었다. ‘All Saints’ Day’는 기원후 8세기에 교황 그레고리 3세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들을 기리기 위한 날로 정했으며, 그 전날 저녁을 영국에서는 ‘All Hallows Eve’라고 불렀다. 이 말이 후에 ‘Halloween’으로 변해 현재 쓰이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핼러윈에는 과자를 얻으러 다니는 풍습, 잭 오 랜턴을 만드는 풍습, 기괴한 의상 입는 풍습 등으로 발전했다. 과자를 얻으러 다니며, “Trick or Treat”을 외치는 것은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 테다”라고 으름장을 놓는 장난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귀여운 으름장에 과자를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풍습은 중세시대 때부터 시작되었다. 만성절 전날 아이들이 집에 찾아와 성가를 부르거나 기도문을 외우는 풍습이 생겼는데, 이때 집 주인은 ‘Soul Cake’를 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천되어 현재에는 과자를 주는 풍습으로 고정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미국에서 매년 판매되는 사탕의 4분의 1은 핼러윈 때 판매된다고 한다.

핼러윈 때에는 으레 잭-오-랜턴(Jack-O-Lantern)을 만들어 문 앞에 놓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Jack of Lantern’이라는 뜻이며 커다란 호박을 눈 코 입 모양으로 도려내어 조각하고 그 속에 촛불을 넣는 것을 말한다. 이 풍습의 유래에 대해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잭(Jack) 아저씨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어느 날 잭 아저씨가 길을 걷는데, 악마가 자꾸 따라오자 꾀를 내어 마귀한테 사과나무에 올라가서 사과를 따 먹으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했다. 마귀가 사과나무에 올라간 후 잭은 사과나무 십자가를 얼른 그려 넣었다. 십자가를 무서워하는 마귀는 사과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해 쩔쩔매게 되었다.

나중에 잭이 마귀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마귀는 복수를 위해 뜨거운 불덩이 하나를 잭에게 던져 주고 평생 들고 다니게 했으며, 잭은 뜨거운 불덩이를 손에 들고 다닐 수 없어서 호박 알맹이를 비우고 불덩이를 호박 속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그것에서 유래해 지금은 문 앞에 잭-오-랜턴을 놓아두는 풍습이 되었다.

핼러윈의 유래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나면, 핼러윈 때 사람들이 기괴한 탈과 복장을 하는 것을 재미있게 바라보게 되고, 문밖에서 시끄럽게 떠들면서 과자를 얻으러 오는 아이들이 좀 더 귀엽게 생각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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