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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정의 음식이야기]세계의 맛기행-그리스

트로이 정
트로이 정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0/29 16:33

그리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철학자들 아닌가 싶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델레스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위대한 철학자들이다. 한국이 구제금융을 받아 국가적 어려움을 겪었듯이 그리스도 8년간 IMF를 겪었다. 끝나도 끝나지 않은 그리스의 IMF 여파는 앞으로 몇십년이 더 갈지 모르겠지만 그리스의 정치가 워낙 후진국형이다 보니 기약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는 역사적 유적과 유물들로 관광산업에서 엄청난 가치를 자랑한다. 국민의 20%가 관광사업에 종사할 정도면 옛 바잔티움의 어마한 여파가 지금까지도 그리스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직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시에스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 문화적인 자긍심과 전통적인 관습이 뿌리깊게 자리잡아 현대문명에 반기를 드는 부분이 뚜렷한 나라다.

첫번째 소개할 음식은 그리스 커피다. 이블릭이라는 용기에 곱게 갈은 원두를 물과 함께 끓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 방법을 쓴다. 그래서 그리스 커피는 커피잔에 커피의 원두가 그대로 있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커피추출방법으로 만든 커피가 장수에도 한몫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커피의 느낌은 원두의 신선함과 고소함을 혀 안쪽으로 강하게 느낄 수 있어서 에스프레소와는 조금 다르지만 좀 더 무거운 느낌이라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 번 맛 볼 것을 강추하고 싶은 커피다.

터키의 원형 기로스와는 조금은 차이가 있는 그리스의 기로스는 여행을 하면 한번쯤은 반드시 먹는 음식이다. 주재료는 돼지나 소, 양고기를 피타라는 빵과 감자튀김을 함께해서 먹는데 크레페처럼 돌돌 말아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의 케밥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길거리에서 먹는 가벼운 기로스와 식당에서 먹는 기로스는 차이가 있다. 식당의 기로스는 마치 라쟈냐와 비슷한 방법으로 만든다. 면대신 고기를 쓰는 것이 다르고 마치 통구이 돼지나 소를 오븐에 넣고 익힌 후 잘라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전혀 다르다. 길거리에서 먹는 기로스를 추천하고 싶다.

바나나잎이나 연잎으로 만드는 음식이 그리스도 있다. 바로 돌마데스라는 음식으로 다진 고기와 쌀 야채 등을 넣고 포도잎으로 싸서 쪄서 먹는 음식이다. 포도잎의 독특한 향이 고기의 냄새를 잡아주고 잎의 향이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쌈같은 음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필자가 한국의 쌈을 소개하면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기로스 뿐만 아니라 돌마데스도 터키의 음식인지 그리스의 음식인지 서로가 자기들의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한때 오스만 투르트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이어서 지중해의 일부 국가들은 터키의 음식문화가 많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다른 길거리 음식의 대표는 바로 꼬치요리인 수불라키다. 주재료는 닭고기나 소고기 또는 양고기를 많이 사용하며 이 또한 피타라는 전통빵과 튀김감자를 함께 낸다. 또한 지중해의 풍부한 해산물로도 만든 해물 수불라키도 유명하다. 모든 꼬치요리가 그렇듯 나무꼬치에 각종야채도 함깨 꽂아 굽는다. 특이한 점은 기로스처럼 수불라키를 빵에 싸서 먹기도 한다. 그냥 그대로의 맛을 즐기기보다 얇은 빵과 소스를 얹어먹는 것이 이들의 식습관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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