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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헬리콥터 사고가 잦은 이유

헬기 추락 사고는 잊을만 하면 또 발생한다. 지난 1월 26일 전 NBA 농구의 전설적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일행이 탑승한 헬기가 LA 서쪽 칼라바사스의 산 중턱에 추락해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코비는 약 20년간 LA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주전 선수로 활약하면서 팀을 5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다. 선수 시절 한국에도 3번이나 방문해 어린 선수들에게 농구 클리닉과 슈팅 지도를 해 주어 한국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41세의 젊은 농구 영웅을 너무 일찍 잃은 이번 헬기 참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비극이었다.

이번에 추락한 코비의 전용헬기는 6년된 미국 시코르스키(Sikorsky) 항공사의 S-76C기종이다. 이 기종은 영국 왕실을 비롯해 정부기관, 대기업, 병원, 항공사, 군대, 기업 등에 보급된 고급 기종이다.

시코르스키 항공은 우크라이나에서 망명해 온 러시아계 미국인 ‘이고르 시코르스키(Igor Sikorsky)’가 설립한 헬기 제작사이다. 그는 1940년부터 헬리콥터를 설계해 오늘날까지 개발해 온 헬기 분야의 선구자다.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Marine One)와 한국 대통령 전용헬기(Code One)는 모두 시코르스키의 S-92기종으로 2명의 조종사를 포함 18명이 탑승할 수 있다. 최대 체공 시간은 3시간이다.

헬기 사고가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비행체의 제1 요소는 안전성이다. 일반 여객기의 순항고도를 보면, 국제선은 약 2만6000~4만피트 고도로 운항하고, 국내선은 약 2만~2만6000피트 고도로 기류가 거의 없는 성층권(구름 위)으로 비행한다. 그러나 헬기는 주로 단거리에 이용되므로 저공 비행을 한다. 저공 비행의 약점은 비행 중 유사시에 조종사가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저공 비행에는 주변 지형(산악, 계곡)에 따른 기류 현상, 안개, 시설물(고압선, 통신중계탑), 새떼(기러기) 등 장애물이 많다. 헬기 조종사는 사고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다 안전한 해안선 상공을 주로 비행하지만 경우에 따라 고산악 지대와 깊은 계곡을 지날 수도 있어서 항상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한국 해양수산부 고위층과 해안 도시의 항만관계자들이 롱비치항을 방문하면 항상 롱비치항만청이 제공한 소형헬기를 타고 롱비치항과 LA항 상공을 비행했다. 두 항만의 장단점, 외·내항 시설, LA와 롱비치를 연결하는 빈센트 토머스 브리지, 내륙 연결 프리웨이(710과 110번) 등을 보여 주려고 조종사가 헬기를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이면 그때마다 불안해 하면서 멀미를 했던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

헬기는 엔진 파워로 동체의 등에 붙은 회전 날개를 돌려 얻은 양력으로 비행하고 꼬리에 붙은 작은 수직 회전 날개는 방향을 조정한다. 헬기의 장점은 수직 이착륙, 제자리 비행(Hovering), 측·후방비행 기능 등이다. 단점은 속도가 떨어지고 기류에 민감하며 탑재 중량에 제한이 있다. 새떼와의 충돌사고 위험성도 있다.

헬리콥터는 그리스어 ‘나선’을 뜻하는 'Helix’와 ‘날개’를 뜻하는 ‘Pteron’의 합성어다. 미국에선 헬리콥터를 은어로 ‘초퍼(Chopper)’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회전 날개가 마치 공기를 자르는 큰 칼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헬리콥터를 한국에선 흔히 ‘헬기’라고 부른다. 영어의 첫자 ‘헬’과 기계를 뜻하는 ‘기(機)’자를 붙여 만든 말이다. 북한은 '직승기’라 한다. 이는 중국의 한자(直昇機)에서 따 온 말이다.

미래의 운송수단은 ‘드론’과 ‘플라잉 카'가 대종을 이뤄 헬기 생산은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추락사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들의 안전운항을 위해 교통법규들은 대폭 개정되고 새 면허제도가 출현할 것이다. 하지만 특수목적에 사용될 군사용 무인공격 헬기, 재난과 화재진압용 무인구조용헬기 등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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