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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서인도 제도의 해리스

크리켓은 영국과 영연방 국가, 그리고 영국 식민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최고 권위 국가대항전은 월드컵이다. 축구처럼 4년마다 열린다. 첫 대회는 1975년인데, 우승국 이름이 낯설다. 서인도(West Indies)다. 엄밀히 말해 한 국가가 아니다. 플로리다 반도에서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거쳐,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수천 개의 섬과 암초 등을 묶은 지역이 서인도 제도다. 이곳에 7개 독립국(쿠바·아이티·도미니카공화국·자메이카·트리니다드토바고·바베이도스·바하마)과 영국·미국·프랑스·네덜란드의 식민지가 있다. 이들 중 영어권 지역이 모여 한 국가처럼 크리켓 월드컵에 출전한다. 그 팀이 서인도다.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포로 콜롬보(Cristoforo Colombo, 1451?~1506)는 에스파냐 이사벨 1세 여왕 후원으로 항해를 떠났다. 인도를 찾아서였다. 탐험가의 영어식 이름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다. 그는 세 척의 배를 끌고 1492년 8월 3일 유럽(리스본)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건넜다. 10월 12일 산살바도르(현 바하마제도 와틀링섬)에 도착했다. 지금의 쿠바, 아이티까지 탐험했다.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인도에 닿았다고 믿었다. 그 지역에 서인도라는 이름이 붙은 배경이다. (그 바람에 진짜 인도는 동인도가 됐다.) 인디언으로 불린 원주민은 식민 지배 과정에서 대부분 절멸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유럽에서 온 백인과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 그리고 혼혈인이 대신 그곳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77)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주(11일) 카말라 해리스(54)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 여성 부통령 후보다. 더 자세히 보면, 아버지(도널드 해리스)는 자메이카계 흑인, 어머니(샤밀라 고팔란)는 인도계 타밀족이다. 아버지는 서인도, 어머니는 동인도 출신인 셈이다. 남북미 많은 국가에서 매년 10월 12일(미국은 10월 둘째 월요일)을 콜럼버스의 신대륙 상륙을 기념하는 날(콜럼버스 데이)로 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반대로 기념일 폐지 여론이 거세다. 미국 곳곳의 콜럼버스 동상도 철거되는 실정이다. 해리스와 콜럼버스의 운명이 500여 년 시차를 두고 묘하게 대비되는 2020년이다.




장혜수 / 한국중앙일보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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