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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s Lee 기자의 시시각각- 인간미와 지도력 사이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확정됐다.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함으로써 나흘간의 전대 이벤트가 막을 내리고 그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하게 됐다.

그를 직접 볼 수 있었던 자리가 있었다. 지난 2016년 5월 노터데임대학 졸업식장에서였다. 아들 졸업식에 참석했는데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연사로 방문한 것. 그 때 그의 스피치를 들으며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교통사고로 부인과 1살 된 딸(나오미)이 함께 사망했고 장남인 보 바이든은 이라크전에 참전해 훈장을 받고 델라웨어 주 검찰총장을 지냈지만 2015년 뇌암으로 먼저 보내야 했다는 가족사를 그때 알았다. 그는 아들을 떠나 보낸 지 딱 1년이 되던 시점에 노터데임대학 졸업식 연단에 올라, 사회에 나가 꿈을 펼칠 졸업생들에게 가족 사랑의 소중함과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기를 당부했다.

아이리쉬계 바이든은 가톨릭 집안 출신이다. 3남1녀의 장남인 그는 어린 시절 말더듬이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말더듬 버릇을 고치기 위해 수녀인 학교 선생님과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20일 TV 영상에는 13살 된 말더듬이 학생이 나와 응원 메시지를 읽는 장면이 나왔다. 캠페인에서 만난 학생을 초청한 것이다.



바이든은 지난 48년간 민주당 전당대회에 12번 참석해 왔는데 3수 끝에 대선 후보가 됐다. 1970년 카운티 카운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니 반세기에 걸친 그의 정치적 경험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의 무책임감, 남을 탓하는 버릇, 독재 스타일로 대중의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며 상위 1% 부유층에게 엄청난 세금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실시하는 걸 반드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미국의 현안 4가지를 들춰냈다. 극성을 부리는 코로나19 사태, 경제위기 상황, 인종차별 문제 그리고 전세계 기후변화 등의 이슈를 제기하면서 미국이 다시 한번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11월 3일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주길 당부했다. 미국의 영혼(Soul)을 다시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수락 연설 중 사망한 그의 장남(보)의 육성도 흘러나왔다. 유세장을 쫓아다니던 그는 아버지에 대해 “내 영웅, 조 바이든”이라고 추켜세웠다.

바이든은 미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에 단호히 맞설 것을 약속했으며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부모와 자녀들이 헤어져야 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DACA 시행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부모로서 자식을 먼저 보내는 것만큼 슬픈 일은 흔하지 않다. 나도 중학교 때 큰 누님을 잃었다. 하늘 나라로 떠나신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며 성장해 왔듯이 바이든의 부모로서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어린 시절 말더듬을 극복했고 아들과 딸을 먼저 보냈지만 3수 끝에 대선 후보로 지명 받은 그에게는 사람 냄새가 난다. 하지만 바이든은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구체적인 정책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 리더의 인간미와 지도력에 대해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할 지 한번쯤 생각해볼 시점이다. (기획국장)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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