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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평]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월 초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했으니 여름방학을 포함하면 거의 6개월 만에 학교가 문을 연 것이다. 물론 이번 가을학기를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시작한 학교들도 많이 있다.

한편 대면 수업으로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바로 온라인으로 전환한 대학들도 있다.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을 알지만 학교 측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학생들이 충분히 협조하지 않아서 일을 그르쳤다는 투로 학생들을 탓하는 어느 대학 총장의 말을 들으며왠지 기분이 씁쓸했다. 과연 학생들만의 잘못이었을까?

센서스국에서 나온 최근 통계를 보니, K-12에 해당하는 학생 숫자는 5천6백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거의 2천만명이 대학에 다닌다. 엄청난 숫자다. 부모들까지 합하면 미국 인구의반 이상은 학생이거나 학부모다. 학교들이 문을 닫는다는 말은 사실상 경제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

온라인수업만 들으면 유학생들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대학들에 으름장을 놓던 대통령에게는 그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경제를 망쳐 놓고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을 찾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60년 이후로 임기를 시작하던 해와 재선을 위한 선거를 하던 해를 비교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경우,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없었다. 경제문제는 여전히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많지만, 통계만으로 살펴보면 지금까지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어려운데 미국만 나홀로 성장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실업률도 낮았다.

그러다 보니 현 상황에 대한 원인은 온전히 코로나바이러스고 미국은 가장 큰 피해국이라는 주장을 하게 되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말은 결코 피해야 했다. 문제가 있는데 내 탓이 아니면 남 탓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은 다행히 민주당에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 주는 분위기다.

경제성장률을 얘기하면서 국가 간의 비교를 할 때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중국이 매년 두 자리 성장을 할 때 미국은 2~3%의 성장을 했었다. 그렇다고 뭔가 크게 잘못되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진국형 경제구조에서는 3% 성장도 잘한 일이다. 같은 이유로 이번에 역성장을 놓고 국가별 맞비교는 쉽지 않다.

미국은 2분기에 -9.5%의 역성장을 했다. 미국보다 좀 더 일찍 팬데믹을 경험했던 유럽국가들에서 더 낮은 성장률을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1분기에 -6.8%로 경제가 수축했지만, 2분기에 바로 3.2% 반등했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여러 나라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나름 방역에 성공한 나라들은 역성장의 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이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방역에 실패한 경우에는 그 충격이 더 크고 오래 가고 있다.

미국의 인구는 전 세계의 5%도 되지 않지만, 확진자는 네 명 중 한명, 그리고 사망자는 다섯 명 중 한명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1차적인 책임은 아니더라도 방역에 실패한 2차적인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은 확산속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다.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방역에 더 집중해야 한다.


하인혁 교수 / 웨스턴 캐롤라이나대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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