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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복과 복의 모순에 대하여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달을 맞았다. 서로 서로 건강과 복을 비는 덕담을 하며 이 한해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세상에서 복은 강한 자가 되고, 많은 것을 향유하고 힘을 행사하며 사는 삶을 뜻하며, 약한 것들은 자연히 경멸의 대상이 된다. 삶에 아쉬울 게 없고, 자원이 넉넉하고 자신감에 찬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치 않고, 나아가 하나님도 필요하지 않다. 하나님은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살진 자와 강한 자는 내가 멸한다”는 경고를 하셨다. 바울사도는 고린도 전서 1장에서 주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을 보면 세상의 약한 것들,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을 택하여 강한 것들과 있는 것들을 부끄럽게 하고 폐하려 하신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듯 하나님 나라의 통치 원리는 세상의 원리를 역전시키는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나라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세상에서 말하는 복, 세상에서 누리는 축복을 원하고 또 덕담으로 전하는 모순 가운데 있다. 한 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예수의 가르침의 정수는 “내일에 대한 염려를 하지 말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인간의 생명이 아침 이슬 같은 존재임을 안다면 내일 그리고 미래를 염려하며 사는 것은 코믹한 일이며 몰염치한 일일 수 있다.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는 말은 무책임하게 방관한 채 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주어진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을 충실하고 부지런하게 감당하는 것을, 그래서 전력을 다해 사는 것을 의미한다. 사소로운 노력 같아 보여도 전심으로 임할 때 결정적인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두마리 개구리가 큰 그릇에 신선한 크림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폴짝 뛰어들어 맛나게 먹기 시작했다. 너무 맛있어서 더 이상 못 먹을만큼 먹은 후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더니 그 그릇이 너무 미끄러워서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고, 바닥은 깊어서 짚어지지가 않는 탓에 뛰어 나올 수도 없었다. 너무나 절박한 마음으로 기어오르는 노력을 했지만 계속 미끄러지기만 하자 개구리 한 마리가 한탄하면서 “아 우린 이젠 끝났어. 아무 것도 도움이 안돼”라고 했다. 다른 개구리가 낙담한 친구 개구리를 향해 “그러지 말고 우리가 올챙이였던 때를 떠올려봐. 그때는 우리가 뛰어 다니리라고 상상조차 못했었잖아. 기적을 바라면서 계속 수영을 해보자.” 그러나 낙담한 개구리는 “개구리에게 기적이 어디 있겠어. 잘 있어” 하며 크림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혼자 남은 개구리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빙글빙글 제자리를 돌망정 계속 헤엄을 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온 몸의 근육이 다 아팠다. 너무 지친 나머지 먼저 포기한 친구 개구리가 옳았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때 그의 발에 뭔가가 걸렸다. 다리를 죽 뻗어보니 단단한 덩어리가 짚어졌다. 그 개구리가 계속 수영을 한 결과 마치 버터를 만들 때 우유를 반복적으로 젓는 것과 같은 효과가 일어나서 버터 덩어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개구리는 버터를 짚고 가볍게 그릇 밖으로 뛰어나와 무사히 집으로 향해 갈수 있었다.

이 일화는 주어진 상황에 걸맞는 올바른 태도와 부단한 행동을 통해 문제가 해결된다는 교훈이다. 바울의 삶은 믿음을 가진 이가 갖는 모순된 복의 예를 보여준다. 성령을 통해 아픈 자를 치유 해주면서도 정작 바울 자신은 육신을 찌르는 가시를 가지고 고통을 받아야 했다. 바울은 주님께 세번이나 간절히 육신의 고통문제를 해결 받기 위해 기도했다고 고백하면서 그때 하나님이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 응답하셨다고 쓰고 있다.

육신이 편안하고 모든 일이 형통하여 하나님이 필요치 않은 삶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의 삶이다. 믿음은 온전히 하나님께 의존하는 태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의 복은 “약할 때 강하다”는 역설의 진리를 믿는 자의 복이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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