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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산다’는 건 일종의 공격이에요. 세계 안에서 움직이다 보면 온갖 차원에서 공격과 연루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타인이 점유할 수 없는 공간을 점유하고 걸을 때마다 식물군, 동물군, 작은 생물들을 짓밟게 되죠. 그러니까 삶의 리듬의 일환으로서 ‘정상적’인 공격이라는 게 있다는 거죠. 제 생각에는 현대에 고유한 형태의 공격성이 특히 ‘고조’되는 측면이 카메라의 활용으로 상징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잠깐 가만히 있어 봐요, 하고 그 사람의 사진을 찍을 때처럼 말이지요. 이런 식의 전유를 사람들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느끼는 건 카메라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보고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느끼면 사진의 형태로 가지고 갑니다. 세계를 수집하는 것이지요.

수전 손택 외, ‘수전 손택의 말’



작가·비평가 수전 손택이 1978년 잡지 롤링 스톤즈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역작 ‘사진에 관하여’(1977)로 한창 주목을 받던 때였다. 손택이 아직도 살아있다면 휴대폰 셀카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이 시대에 대해 어떤 통찰을 내놨을지 궁금하다.



“내게는, 그 무엇보다 끔찍한 일이라면 아마 내가 이미 다 쓰고 얘기한 내용에 동조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 왜냐하면 그건 내가 생각하기를 멈추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12시간에 달하는 인터뷰 전문의 마지막 문장이다.


양성희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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