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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대구로 달려가는 사람들

중국 우환을 덮치고 전 세계로 퍼져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 특히 대구와 경북 지역을 강타했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많이 나왔다. 그동안 경제, 문화, 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뤄내 한껏 고양됐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다.

대구는 우리가 상상해 볼 수 있는 어떤 상황보다 더 나쁜 모양이다. 부족한 병실, 피로에 지친 의료인들, 구하기 힘든 마스크, 인적이 끊긴 적막한 도시는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한다. 이럴 때 대구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의사 24명, 간호사 167명, 간호조무사 157명, 임상병리사 52명, 행정직 90명 등이 그들이다. 그동안 우환에서 의료인들의 감염사례가 많았다. 이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위험한 대구를 구하고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 마음이 더 컸을 것이다.

끔찍한 재난 지역으로 위험에 처한 이들을 한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달려간 사례는 많았다. 서기 79년 8월 24일 고대 로마의 도시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산의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아비규한 상태에 빠졌다. 폼페이와 떨어져 있던 부대의 함대 제독이었던 폴리니우스는 모두가 말렸지만 군함을 이끌고 부하들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는 구조작업 중 독성이 강한 화산 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 센터의 두 빌딩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항공기 공격을 받았다. 두 빌딩이 화염에 휩싸여 무너져 갈 때 빌딩 안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빌딩 속으로 들어가 구조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소방관과 경찰 등이 400여명이다.



한 젊은 소방관은 맨해튼이 보이는 브루클린 해변에서 아내와 신혼 휴가를 즐기다가 화염에 휩싸인 빌딩을 보고 달려가 구조 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대구로 달려가고, 국무총리가 대구에 상주하며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인근 지역 경남, 부산, 광주 등에서도 환자들을 나누어서 치료하는 등 총력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는 스스로 자제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밀폐된 곳에서의 모임도 취소해, 방역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도 서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양쪽으로 나뉘어서 싸울 때가 아니다. 미국에서 9·11 공격이 있었을 때, 전 미국이 하나가 되어 구조 작업을 하고, 같이 애도했다. 공격한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응징해야 한다는데 95%의 국민들이 찬성해 정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때 미국 정부도 공격 징후를 포착하고도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바이러스 확산은 막지 못했지만 외환위기 때 전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위기를 조기 극복한 것처럼 이번 위기도 전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위험한 지역 대구로 달려가는 분들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시민들을 응원한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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