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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남친 자살 독촉한 여성 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LA중앙일보] 발행 2017/06/08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7/06/07 20:50

비련의 여주인공 되려고
문자·전화로 자살 강요
범죄현장에 없었는데 기소
가상현실 시대 첫 사례 주목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20대 여성이 10대 시절 남자친구에게 자살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법원이 이 여성에게 타인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USA투데이는 7일 미셸 카터(20·사진)가 3년 전 남자친구 콘래드 로이(당시 18세)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재촉한 혐의로 기소돼 전날 매사추세츠주 톤턴시 법정에 섰다고 보도했다. 로이는 2014년 7월 한 상가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픽업트럭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원인이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로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여자친구 카터라고 주장했다. 카터가 '통탄에 잠긴 비련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싶어서 남자친구를 자살로 몰고 갔다고 주장하며 카터가 로이에게 자살을 독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카터는 로이에게 "차를 세우고 앉아있어. 20분 정도 걸릴 거야. 큰일은 아니야"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들은 "때가 왔어 자기야", "준비됐어"라거나 "응. 할 거야. 더는 생각할 필요 없어", "응 그냥 하면 돼"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마지막 죽음의 문 앞에서 공포를 느낀 로이가 차에서 빠져나와 카터에게 전화했을 때에도 카터는 로이에게 돌아가라고 한 뒤 20분간 그의 마지막 숨소리와 비명을 듣고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로이가 죽어가는 동안 경찰이나 그의 부모에게도 전화하지 않았다.

검찰은 카터가 주변인들의 관심을 갈구해 왔으며, 실제 로이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여자친구' 행세를 하며 관심과 동정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카터는 심지어 로이가 죽은 후 그의 모친에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 로이가 자살을 생각했단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 행동하며 "아직 어리지만 평생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카터의 변호인은 로이가 부모의 이혼 이후 집에서 학대를 받으며 카터와 만나기 전부터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다며 자살은 카터가 아니라 로이의 생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카터를 '트러블 걸'로 부르며 당시 우울증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 합리적인 사고와 충동 조절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로이의 어머니는 카터의 행동이 고의적이고 무모했다며 "카터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고 증언했다. 아들이 2012년 타이레놀 과다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하긴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2014년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쳤으며 자살 당일에도 여동생 그리고 카터와 해변에 놀러갔다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증언했다.

이번 재판을 놓고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희생자가 죽을 때 그와 같이 있지도 않았는데 문자 메시지 내용을 갖고 과실치사로 기소해 처벌할 수 있는 것인지, 자살 방조를 범죄로 볼 수 있는 것인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시겔 뉴잉글랜드 로스쿨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 행동의 많은 부분이 전자기기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 세계에서 육체적으로 하는 행동 만큼이나 가상세계에서의 행동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카터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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