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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체청년들의 무지개

황상호 / 기획취재부 기자
황상호 / 기획취재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1/16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1/15 13:31

모처럼 비에 LA 하늘에 무지개가 뜨더니 희소식이다.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4개 주 검찰과 캘리포니아 주립대가 다카(DACA·불체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한다며 낸 소송에서 연방판사가 9일 원고의 손을 들었다. 판사는 다카 수혜자들이 국가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고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카 수혜자들은 당장의 추방은 면했다.

"뉴스 봤어. 엄청난 이야기야! 추방이 일시 중지됐다고!"

모든 문장에 느낌표가 팍팍 찍힐 정도로 흥분된 목소리로 다카 수혜를 받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완전한 해결책이 아닌 중간 조치에 왜 이리 호들갑인가, 내가 뉴스의 행간을 잘못 읽었나. 아니었다. 매일 가슴 졸이며 추방 위기에 살고 있는 그들이 응급환자였던 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방판사의 판결봉은 심장제세동기였던 셈이다.

그들은 열심히 뛰었다. 한인민권단체 민족학교와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 하나센터 등은 지난해 8월부터 다카 대체법안인 드림액트 통과를 위해 싸웠다. 지역 대학을 찾아가 지지 서명을 받고 상하원 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의원실에 전화와 편지를 썼다.

워싱턴 디시에서는 교회 바닥에 침낭을 깔고 자며 미 의회에서 캠페인을 했다. 점심은 이른 아침에 싼 샌드위치로 때웠다. 추운 겨울에도 품속에 넣고 다니던 빵은 온기가 있었다. 8월에 있었던 22일간의 백악관 앞 시위에서는 홈리스가 그들의 사연을 듣고 감동해 신발 속에서 구겨진 돈을 꺼내 기부를 했다.

그들은 아파 울었다. 그나마 진보적이라는 민주당 의원실을 찾아가 2017년 말까지 드림액트 통과를 관철하겠다는 약속을 받으려 했지만 그들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애매한 말로 시간을 죽였다. 한 의원 보좌관은 우리 의원은 힘이 약하니 더 힘이 강한 의원을 만나보라고 했다. 그건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자들의 할 말은 아니었다.

드림액트 통과의 데드라인은 1월 19일이다. 민주당이 2018년 예산안과 묶어 지난해 통과하려다 두 차례 미뤄져 해를 넘긴 것이다. 그러는 사이 공화 민주 양당 상원의원이 다카 대체법안에 합의했다는 긍정적인 소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카 청년들과 지지자들은 그들에게 생명줄을 맡겨둘 수 없다. 어느 때고 그들은 정치 게임 속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난주 다시 배낭을 챙겨 워싱턴 디시로 향했다. 요즘 동부가 말이 아니게 춥다던데 그곳에도 무지개가 떠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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