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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입대해 시민권 취득' 이젠 옛말

한인 미군 귀화 신청자 감소
외국인 모병제도 중단 여파
규정·심사 강화도 영향미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지름길이 '미군 입대'라는 건 옛말이 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입대 규정이 강화되는 추세인데다 군인의 시민권 신청 서류 적체까지 심화하고 있어서다.

이민서비스국(USCIS)의 미군 귀화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회계연도 기간 미국 시민으로 귀화한 한국 국적의 미군은 총 64명 뿐이다.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통계를 분석해보면 2008~2012년 사이 귀화 신청을 한 한국 국적자 미군은 689명인데 반해 2013~2017년에는 342명에 그쳤다. 10년 사이 50% 이상 귀화 신청이 감소한 셈이다.



한인뿐 아니라 다른 국적자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귀화를 선택한 외국 국적의 미군은 2013~2017년 사이 총 4만1837명이었다. 이는 2008~2012년(4만8626명)에 비해 6000명 이상이 줄었다.

이는 미군에 입대할 경우 빠른 절차를 통해 시민권 취득이 가능하고, 다양한 베니핏 등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요즘은 더 이상 혜택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 국적자에게 미국 시민권 취득 보장을 내걸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외국인 모병 프로그램(MAVNI·2009년 도입)'이 최근 문호가 닫히면서 미군 입대가 신분 획득의 지름길로 여겨지던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방부는 외국인 모병 개정안을 통해 미군 입대 후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입대 후 최소 180일 이상을 복무해야 신청자격이 주어진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 영주권자라도 입대 전 신원조회를 위한 1년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는 지침까지 내렸다. 이 때문에 지원부터 입대, 시민권 취득까지 보통 6개월 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던 이전과 달리 최소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 됐다.

육군 모병관 진정호 중사는 "정권이 바뀌면서 매브니 프로그램의 경우는 모집이 완전히 중단됐는데 언제 다시 문호가 열릴지 모르겠다"며 "영주권자 입대 신청자의 경우 내려진 지침상으로는 현재 1년 정도의 대기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국방대학(NWC) 켈리 워드 교수는 "미군은 대개 18~30세 사이에 신체가 건강하고 범죄기록이 없으며 최소 고졸 학력 이상의 지원자를 원하지만 이는 다른 인력 시장에서도 원하는 조건"이라며 "오히려 요즘은 미군보다 더 높은 월급과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젊은층이나 외국인이 굳이 미군에 지원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외국인에 대한 미군 입대 심사가 강화되는 것과 맞물려 군인의 귀화 신청 서류에 대한 적체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USCIS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회계연도 4분기에 군인의 시민권 신청 서류는 총 5908건이 계류 중이다.

적체 현상은 1분기(3227건), 2분기(3910건), 3분기(5305건) 등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우석현(29·노스리지)씨는 "과거 윗세대는 힘든 이민생활 속에 신분과 생계 안정을 위해 미군 입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겠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군이 설령 지금보다 더 좋은 베니핏을 제공한다 해도 '군대'라는 규율 조직에 들어가는 게 매우 고민이 될 텐데 입대 규정을 강화한다는 건 오히려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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