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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강의실 비좁고 낡아 학생들 '생고생'

늘어난 학생수 감당 못해
수리 시급하나 예산 부족
안전까지 위협…지원 절실

"최소 200명은 첫 강의에 교실에 출석하는 대신 인터넷 웹캐스트로 수강해주세요."

UC버클리 2학년인 데이비드 김(19)군이 지난 가을학기 개강을 며칠 앞두고 받은 이메일이다. 발송자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수업으로 소문난 천체 물리학자인 알렉스 필리펜코 박사. 필리펜코 박사가 이메이를 보낸 건 건물 폐쇄 우려 때문이다. 강의를 등록한 학생은 850명이나 되지만 교실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650명이라 수강생들이 모두 몰려올 경우 소방국에서 안전문제로 건물을 폐쇄시킬 수 있어 사전에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이다.

UC데이비스에 재학 중인 로이 정씨는 "교실에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던 것 같다. 좁은 교실에 학생들도 꽉꽉 차서 날씨가 화씨 90도를 오르내릴 때는 강의에 집중하기 진짜 힘들다"며 "일부 교수들은 아예 시험을 집에서 보도록(take-home exam) 해준다"고 말했다.

UC리버사이드의 에밀리아 마티네즈(2학년)는 "보통 수업에 가면 최소 10여 명은 뒤에 서서 강의를 듣거나 바닥에 앉아서 필기를 한다. 학비를 내고 다니는데도 이렇게 공부해야 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UC의 과밀교실 문제가 심각하다. 주정부의 요구에 따라 등록생 규모를 계속 늘리다보니 주요 과목들의 수업은 책상이 부족해 복도자리까지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에어컨이나 히터가 고장나고 비가 오면 건물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화장실이 고장났다는 안내문도 만성이 됐다. 이는 UC계 10개 캠퍼스 뿐만 아니라 캘스테이트 23개 캠퍼스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UC 측은 이에 대해 "학생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건물은 수십 년 전 세운 규모 그대로다. 게다가 낡은 건물을 수리하고 증축하려면 예산이 필요한데 주정부 예산은 줄어들고 있어 재정마련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UC와 캘스테이트에 건물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으면 앞으로 늘어나는 학생수를 감당하기 힘들고 학생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UC와 캘스테이트의 건물 수리비로 각각 1억 달러씩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 돈은 당장 손봐야 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주의회에서는 주립대 건물과 연구소 시설 보수 및 증축비 마련을 위해 4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는 주민발의안을 오는 11월 선거에 상정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재닛 나폴리타노 UC총장은 "대학에도 재투자가 필요하다. 우수한 시설과 교육환경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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