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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숙자 셸터'의 감춰진 진실

"LA한인타운에는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와 저소득층이 살고 있습니다. 시의원들은 우리에게 임시 셸터를 떠밀고 있어요. 그들이 브렌트우드나 행콕팍 주민 무시한 채 행동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화 낼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LA한인타운 노숙자 임시 셸터 조례안 저지 7차 시민집회 중앙무대에 오른 베니스비치 임시 셸터 반대위원회(Fight Back Venice) 크리스탄 리 공동대표는 연대를 강조했다. 리 대표는 "정치인이 우리보고 님비(NIMBY)라고 하는 것은 모욕"이라며 "노숙자 양산한 정책실패 책임을 (주민에게) 떠넘기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한인타운 주민 1000여 명은 박수쳤다. 두 달 동안 한인타운 주민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웃(부자동네) 주민이 공감했다며 기뻐한 모습니다. 동시에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자가 보여준 힘의 논리에 울분을 토한 사람들의 서러움도 엿보였다.

LA한인타운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 조례안 저지운동을 '셸터 찬성 vs 셸터 반대'라는 이분법 사고로 접근하는 건 가벼운 생각이다. 논란이 된 사회현상은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봐야 한다. 노숙자 임시 셸터 논란은 '인도주의' 대 '님비'라는 프레임 싸움 같지만, 그 속에는 LA 정치, 사회, 경제, 계층, 인종, 이민자 등 뜨거운 감자가 날 것 그대로 숨어 있다.



1~7차 시민집회 동안 7500여 명이 거리로 나왔다. 허브 웨슨 시의장(10지구)과 데이비드 류 시의원(4지구), 일부 지식인은 주민이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고, 한인 언론의 선전선동에 휘둘려 난리를 친다고 주장한다. '우매한 대중론'인 셈이다. 정치인과 자칭 지식인이 자주 써먹는 수법이다. 정치인과 일부 지식인 표현에 따르면 풀뿌리 시민운동 모임인 윌셔커뮤니티연합(WCC)은 줏대 없는 사람들이 결성한 단체다. 사실확인 없이 감정에 매몰된 채 노숙자를 배척하는 집단군중이란다.

그런 집단군중이 노숙자 셸터 이슈를 LA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두도록 만들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이들은 "4·29 폭동 때처럼 소수계 고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셸터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그 기저에 담긴 LA 정치권력의 맨 얼굴을 직시하자고 되묻는다. 인도주의만 강조하며 '입 다물라'는 부류와 합리적 질문으로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부류, 누가 더 우매할까.

로욜라 메리마운트 에드워드 박 교수는 6월 29일 LA타임스에 "(임시 셸터 계획은) 한인타운 주민을 소외시켜 불만을 키웠다. 이곳은 1992년 폭동 때 (시정부의) 버림을 받았고, 선거구 재조정 때 쪼개졌다. 한인타운은 삶의 질 문제에 직면한 균열 속에 빠졌다"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을 바라봐야 한다. 한인 대다수와 한인타운 주민은 임시 셸터 논란의 핵심이 '소수계 이민자와 노동자 거주지를 향한 핍박'이라고 말한다. 한인타운 주민은 "주민공청회는 없다"던 두 정치인의 '자신감' 속에서 권력자의 오만과 횡포를 몸으로 체득한 셈이다. 노숙자 임시 셸터는 2018년 LA 사회의 자화상이다.


김형재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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